정부가 지방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의 희망임금과 실제 임금 사이 100만 원 격차를 초기 2년간 메워주기로 했다.
2030년까지 첨단·청년선호 분야 전문인력 30만 명을 길러내고, 훈련을 마친 청년은 매칭 플랫폼으로 넘겨 첫 일자리까지 관리한다.
정부는 2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고용노동부와 재경부, 교육부 등 15개 부처가 함께 마련했다.
20~24세 고용률은 2022년 46.0%에서 지난해 43.6%, 올해 2분기 41.3%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25~29세 고용률도 2024년 72.5%에서 지난해 71.8%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년 '쉬었음' 인구도 올해 2분기 37만 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8천 명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만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쉬었음 대책'에서 '첫 일자리 보장'으로
정부는 이번 대책의 성격을 지난 4월 청년뉴딜 추진방안과 구분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4월 대책은 일종의 쉬었음 대책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훈련 다음에 첫 경력, 첫 일자리를 어떡해든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짰다"고 설명했다.
훈련 뒤 곧바로 취업하지 못한 청년을 매칭 플랫폼 '청년 플레이그라운드'로 넘겨 일감과 취업, 창업을 계속 안내하는 구조다. 이 관계자는 "청년들은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번 들어가면 계속 돌봐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해 그 수요에 맞게 정책을 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꼽은 이번 대책의 축은 네 가지다. △전문인력 30만 명 양성 △민간·공공 일자리와 창업 30만개 창출 △훈련 참여자의 첫 일자리·첫 경력 보장 △지방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임금 격차 보전이다.
300만~350만 원 vs 220만 원…정부가 갭 메워준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임금 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각각 351만 원, 230만 원으로 1.5배 차이가 난다.
재경부 관계자는 "20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에 100만 원 정도 갭이 있고, 그 갭을 메우기 위해 준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으로 임금 자체를 보전하지는 않는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월 최대 75만 원, 청년미래적금 월 최대 20만 원 수준, 청년문화예술패스 월 1만 원 수준을 겹쳐 쌓은 값이다.
가장 큰 몫인 도약장려금이 대폭 손질된다. 현재 청년 지원금은 비수도권 취업 청년에게만 2년간 최대 720만 원(일반 비수도권 480만 원, 우대지원지역 600만 원, 특별지원지역 720만 원)이 나간다.
내년안은 상한을 2년간 최대 1800만 원으로 올리고, 그동안 제외됐던 수도권 취업 청년(480만 원)도 대상에 넣는다. 우대지역은 1440만~1800만 원이다. 다만 비수도권이라도 대기업 취업 청년은 지원금 대상에서 빠진다.
기업 지원금은 훈련과 채용을 직접 잇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지금은 수도권 중견기업과 비수도권 대기업이 채용장려금에서 원천 배제돼 있지만, 앞으로는 K-뉴딜 아카데미 등 직무역량 프로그램 수료 청년을 채용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중소·중견기업은 1년 최대 720만 원(월 60만 원), 대기업은 1년 최대 360만 원(월 30만 원)이다.
청년미래적금에는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트랙'이 신설돼 정부기여금 매칭 비율이 기존 중소기업 우대형 12%에서 25%로 오른다. 일반형 상품의 소득요건(총급여 6천만 원 이하 등)은 폐지하고 우대형 지급비율은 12%에서 15%로 올린다. 지방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근로소득세 감면(90%) 기간은 현재 일괄 5년에서 수도권 5년, 광역시 등 6년, 기타지역 7년, 기타 우대지역 10년으로 차등 확대된다.
첨단 전문 인력 30만 명 양성, 내년 순증 8만 명
내년 양성 물량은 AI 등 첨단산업 직업훈련 2만 명, 첨단산업 특성화 대학원·대학의 석·박사급 고급인재 1만 2천 명, 직업계고·폴리텍의 현장 실무인력 7천 명, 청년뉴딜 사업 7만 5천 명이다. 올해 대비 약 8만 명이 늘어나게 된다.
청년뉴딜의 핵심인 K-뉴딜 아카데미는 올해 1만 명에서 내년 5만 명으로 늘어난다. 대기업과 업종별·지역별 주요 기업이 훈련과정을 직접 설계·관리하는 방식으로, 훈련내용의 50% 이상을 직무훈련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현직자 멘토링과 온보딩, 기업 탐방 등으로 구성한다. 기업 훈련비는 1인당 시간단가 기준 수도권 1만 4500원, 비수도권 2만 4500원이고 청년 참여수당은 수도권 월 30만 원, 비수도권 월 50만 원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훈련기간 중심이었다면 이번 K-뉴딜 아카데미는 프로그램 구성 자체가 다르다"며 "본인 기업의 현직자를 강사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훈련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서 청년 분리…중장년 고용과 별도로 지원
제도 구조가 가장 크게 바뀌는 대목은 국민취업지원제도다. 정부는 국취제에서 청년 트랙을 떼어내 '청년 첫취업지원제도(K-Youth Guarantee)'를 신설한다. 그동안 청년은 저소득 구직자와 중장년 사이에 끼어 있었다. 앞으로 국취제에는 요건심사형과 비경활 선발형, 특정계층·중장년만 남고, 청년은 별도 제도로 빠져나온다. 저소득 구직자 지원이라는 틀에 청년을 얹어두던 방식에서, 청년만 떼어 첫 취업이라는 목적에 맞춰 다시 짜겠다는 것이다.
취업 경험이 있는 구직자 중심으로 설계돼 첫 취업 도전자의 진입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취업경험 없는 청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 구직촉진수당은 월 60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인상한다. 지원은 진로탐색(직무진단·진로상담), 일경험·훈련(미래내일 일경험, K-뉴딜 아카데미 연계), 취업연결(이력서·자소서 컨설팅, 모의면접) 3가지 경로로 나뉜다.
전달체계도 손본다. 고용24를 개편해 범정부 직업훈련과 공공일자리 사업을 한 번에 검색·신청할 수 있게 하고, AI 고용센터를 구축해 구직자·기업 진단과 분류, 맞춤형 사업 추천, 지원금 신청·심사·지급 자동화를 적용한다.
K-뉴딜 아카데미와 부트캠프 수료 후 미취업 상태인 청년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하는 매칭 플랫폼이 신설된다. 프로젝트 위탁, 멘토링·커뮤니티, 도전·미션, 창업·창직, 일자리 매칭 다섯 갈래로 운영되며 참여기간은 6개월이다.
상황에 따라 6개월 연장할 수 있고, 기간 내 조기 취·창업하면 청년이 원할 경우 관리를 종료한다. 지역 청년카페·센터 3~5곳을 리모델링해 거점으로 삼고 일자리 매니저와 기업 코디네이터를 배치한다.
정부, 고용효과 "9만 명 플러스 알파" 추산
정부는 이번 대책의 고용효과를 9만 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년 인력양성 사업 인원이 8만 명 정도 늘어나는데, 정부 훈련사업을 마치고 취업하는 비율이 대략 50%를 조금 넘는다"며 "4만 명 정도는 취업에 성공한다고 볼 수 있고, 민간·공공 일자리 순증 5만 명을 더하면 9만 명 정도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방 중소기업 취업이 활성화되는 효과와 플레이그라운드 매칭까지 더해 "9만 명 플러스 알파"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올해 청년 취업자는 18만 명가량 감소했다.
이 밖에 고립·은둔 청년 등 6천 명을 대상으로 '청년 회복·성장 사다리' 사업을 시작하고, 구직단념·미취업 청년 대상 청년도전성장지원 사업은 5만 8천 명에서 6만 7천 명으로 확대한다. 직무능력은행제는 '커리어뱅크'로 개편해 프리랜서 활동 이력과 일경험 정보 등 10종을 기존 19종에 추가 연계한다. 각 과제의 구체적 규모와 일정은 2027년도 예산안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