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를 맞고 펜스를 넘어가도 홈런이예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충돌한 두 외야수(오른쪽)와 홈런 인정 후 기뻐하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MLB 홈페이지

아이들의 취미 중 하나는 유튜브로 야구, 축구, 농구 등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덕분에 종종 흥미로운 장면들을 찾아보지 않아도 접할 수 있다.

"아빠, 글러브를 맞고 펜스를 넘어가도 홈런이예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달려왔다. 아이들이 보고 있던 영상은 8월7일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마이애미 말린스전 하이라이트였다.

먼저 상황을 설명하면 3회말 애틀랜타의 로날드 아쿠냐가 좌중간으로 향하는 큰 타구를 날렸다. 홈런성 타구로 보였지만, 타구는 살짝 짧았다. 하지만 마이애미 중견수 에스테우리 루이스와 좌익수 에리베르토 에르난데스가 서로 공을 잡으려다가 충돌했고, 공은 둘의 글러브를 맞고 펜스를 넘어갔다.

아쿠냐 주니어도 당황한 표정으로 1루에 멈췄다. 이후 홈런 사인이 나오자 웃으면서 베이스를 돌았다.

야구 규정을 살펴봤다. 페어 플라이 볼이 야수에게 닿으며 굴절되면서 페어지역의 관중석에 들어가거나 페어지역의 펜스를 넘어 갔을 경우 타자에게 홈런이 주어진다. 즉 야수 글러브에 맞고 펜스를 넘어간다면 홈런이 된다.

문득 떠오른 장면이 있어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줬다. 7월26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전. 한화 노시환의 타구가 오른쪽 펜스 상단을 맞고 LG 우익수 송찬의가 뻗은 글러브에 맞고 펜스를 넘어갔다. 글러브에 맞지 않았다면 그라운드로 떨어졌을 타구였다. 하지만 마치 덩크슛처럼 홈런이 됐다.

만약  페어 플라이 볼이 야수에게 닿으며 굴절되면서 파울지역의 관중석에 들어가거나 파울지역의 펜스를 넘어 갔을 경우 타자에게 2개 베이스가 주어진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연합뉴스

"그러면 관중이 먼저 글러브로 잡아가면 어떻게 돼요?"

실제 야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다만 상황이 복잡하다.

일단 규정에 따르면 페어의 타구가 공중에 뜬 상태로 확실히 펜스를 넘어갔을 것으로 심판원이 판단했을 때는 관중 등에게 닿았을 때도 본루가 주어진다. 관중이 글러브로 잡더라도 홈런성 타구였다면 홈런이 인정된다는 의미다.

복잡한 문제는 야수의 글러브와 관중의 글러브가 겹칠 때다.

먼저 관중의 방해 타구 또는 송구에 대하여 관중의 방해가 있었을 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 데드가 된다. 심판원은 만일 방해가 없었더라면 경기가 어떠한 상태가 되었을지를 판단하여 볼 데드 뒤 조치를 취하게 된다. 만약 관중이 그라운드 안으로 팔을 뻗어 야수의 포구를 명백히 방해했을 경우 타자는 관중의 방해에 따라 아웃이 선고된다.

다만 야수가 펜스, 난간, 로프 또는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경계선 상공으로 신체를 뻗어서 플라이 볼을 잡으려고 할 때는 위험을 감수하고 펼치는 플레이기에 설사 관중이 그 플레이를 방해하더라도 수비방해의 이득을 얻을 수는 없다.

아이들은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러니까 마이 볼을 외쳤어야지"라고 웃었다.

그렇다면 실제 루이스와 에르난데스는 콜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루이스는 "달려가면서 '내가 잡을게(I got it)'라고 외쳤다. 영상을 보니 에르난데스도 '내가 잡을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중석 소리 때문에 서로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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