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비상 李대통령, '로우키 민생·하이키 개혁' 승부수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청년 예산과 주요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정 지지도 회복을 위해 '투트랙' 행보에 나섰다.

활발했던 SNS를 줄이고, 지역·신산업 현장을 누비는 '로우키'로 민생 행보를 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재제청 요구'라는 강수를 두는 '하이키'로 사법 개혁의 선명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도층 이탈은 막으면서, 동시에 핵심 지지층은 결집시키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

지지율 하락세 지속에…'메시지 다이어트' 이어 정책 강조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발표한 8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42%로 집계됐다.

이는 갤럽 기준 취임 후 최저치인데, 부정평가 또한 같은 기간 5%p 오르며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한 지난 8월 2주차 이후 3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에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민생을 강조하며 로우키 행보에 나섰다.

상반기인 지난 1~6월 월평균 70건 안팎(일평균 3건 안팎)으로 올라오던 이 대통령의 엑스(X, 옛 트위터) 게시물은 8월 들어 20건대(일평균 0.8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심야 시간대 현안 직격이나 대야 공방 등 날 선 메시지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대신 빈자리는 정책 현장 행보로 채워졌다.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5극 3특' 지역 균형발전 체제를 국가 생존전략으로 다시 강조하는 한편,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신산업과 미래대응기금 등 미래먹거리 관련 정책 점검에도 나섰다.

정쟁은 피하고, 동시에 경제 등 민생에 힘을 싣는 '일하는 유능한 정부' 프레임으로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이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국정운영 전반을 섬세히 살펴 실질적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법관 재제청'…지지층 결집용 선명성 과시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정책적 로우키 기조와 달리, 사법·인사 영역에서는 정반대로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는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조희대 대법원 제청한 2명의 대법관 후보자 중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재체청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체 반려나 전체 재제청 요청 △부분(특정 후보) 반려(부분 재제청) △국회에 판단을 맡기는 임명동의안 제출 등의 선택지 중 헌정사상 최초로 원하지 않는 후보만 임명동의안을 넘기지 않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앞선 관리형 전략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이 같은 행보의 배경으로는 여권 지지층 달래기가 꼽힌다.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강경 성향의 지지층이 상당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자칫 '개혁 동력이 꺾였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거부를 이 대통령에게 공개 건의했는데, 청와대가 이를 수용할 경우 선명성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양날의 칼' 투트랙…정쟁 넘어 민생 효과 보일지가 관건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행정·민생은 실용적으로', 권력기관 개혁은 원칙대로'라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상당한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의 재제청 방침이 발표되자 "대통령 마음에 드는 후보자의 제청은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자의 제청은 거부하는 '대법관 쇼핑'은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헌법에 없는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며 즉각 비난에 나섰다.

야당과 법조계가 '사법부 독립권 침해'라는 프레임으로 해당 사안 키우기에 성공할 경우 자칫 민생 아젠다 행보에는 관심이 줄어들고, 되레 정쟁에 대한 피로감만 커질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임기 중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흐름 파악도 파악이지만 어느 부분에서 부정평가가 크게 나타났는지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가 하는 일에 중 국민들께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하게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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