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남성의 6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월 300만 원 미만 임금 구간에 분포해 남성보다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되는 양상도 뚜렷했다. 심지어 같은 업종·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성별 임금 격차는 반복해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1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를 토대로 국내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평균 임금뿐 아니라 임금 수준별 근로자 분포와 산업·직업별 차이도 함께 살펴봤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여성 285만 1천 원, 남성 439만 8천 원이었다. 여성 임금은 남성의 64.8%로, 금액으로는 월 154만 7천 원 차이가 났다.
임금 수준별로 보면 격차는 더 뚜렷했다.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여성 임금근로자의 57.1%가 월 300만 원 미만을 받은 반면 남성은 그러한 비율이 25.1%에 불과했다. 반대로 월 500만 원 이상을 받는 비율은 여성이 14.5%, 남성이 37.2%였다.
임금 구간이 높아질수록 근로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월 200만 원 미만 근로자의 70.7%가 여성이었지만, 200만~300만 원 미만에서는 57.8%, 300만~400만 원 미만 38.0%, 400만~500만 원 미만 28.1%, 500만 원 이상에서는 21.1%로 떨어졌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성별 임금 차이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4년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73만 원, 남성은 506만 원으로 여성 임금이 남성의 54.0%에 그쳤다. 교육서비스업은 68.2%, 도소매업은 69.7%, 제조업은 69.5% 수준이었다. 반면 운수·창고업은 93.3%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았다.
다만 연구원은 산업별 임금 수준은 해당 산업 내 여성과 남성 근로자의 직종과 직급, 근속기간, 근로시간 등 구성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여서 동일 직무·동일 조건에서의 임금 격차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판매 종사자의 여성 임금이 남성의 60.4%로 가장 낮았다. 서비스 종사자는 61.2%, 전문가·관련 종사자는 63.0%였다. 관리자에서는 여성 임금이 남성의 84.7%, 단순노무 종사자는 79.9%,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는 79.2%로 상대적으로 차이가 작았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큰 편이었다. OECD 통계에서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0%로 회원국 평균 10.1%의 약 2.9배였다. 이 통계는 전일제 임금근로자의 임금 중앙값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2025년 한국의 격차는 27.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저임금 근로자에서도 여성 비중이 높았다. 한국 여성 전일제 임금근로자 가운데 시간당 임금이 중위임금의 3분의 2에 못 미치는 저임금 근로자는 2025년 23.1%였다. OECD 회원국 여성 평균은 2024년 기준 16.9%였다.
연구원은 여성의 저임금 일자리 집중과 산업·직업별 임금 차이 등 노동시장 구조가 성별 임금 격차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기업의 성별 고용·임금 현황 등을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성별 임금 격차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평균 임금 차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안에서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일자리에서 일하고 어떤 기회를 얻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며 "격차가 발생하고 지속되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