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강원도정, 산하기관장 검증 강화…'거취 압박' 불가피

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가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민선 9기 우상호 도정과 전임 김진태 도정에서 임명된 산하기관장들의 '불편한 동거'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우상호 지사가 전임 도정에서 '정무적'으로 임명된 산하기관장들의 거취를 거론한데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도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까지 전수 점검하기로 하면서 갈등과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원도는 다음 달부터 출자·출연기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전수 확인한다. 조사 결과 부당 사용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문책하고 기관장에게 관리·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어 강력한 불이익을 부과할 방침이다. 중대한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감사위원회 감사 의뢰와 환수 조치에 이어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수사 요청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도는 출자·출연기관이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산 집행의 엄격성과 투명성이 요구되지만 소관 부서의 상시적인 지도·감독과 경고에도 일부 기관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조사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시선은 단순한 예산 집행 점검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상호 지사가 전임 도정에서 임명된 산하기관장들의 거취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상황에서 이번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 지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도정이 임명한 산하기관장 가운데 일부가 정무적 이유로 발탁됐다며 "거취를 고민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개별 기관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전임 도정에서 임명된 산하기관장들을 상대로 사실상 거취 결정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우 지사는 지자체장과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조례를 자신의 임기 내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선출직 단체장과 산하기관장이 비전과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는 논리다.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문제를 개인의 거취 차원을 넘어 제도적으로 손 보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도의회에서도 산하기관에 대한 검증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균(춘천6) 도의원은 도 산하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기관장 출장 신고 내역과 기관별 관용차 배차 내역을 요구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대조해 기관장들의 업무 수행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이지영(고성) 도의원은 도지사와 출자·출연기관장 및 임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특별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조례안에는 기관장과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도록 하되 새 도지사가 선출될 경우 새 도지사 임기 개시 전날 기존 임기가 끝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의 반대와 현직 기관장에 대한 적용 여부 등이 쟁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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