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만 30억 시설 꿀 빨고 있나" 韓 테니스 뿔났다,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육사코트 투자 관련 대한테니스협회 손해배상 청구소송 기자회견' 모습. 왼쪽부터 kata 성기춘 회장, 협회 김두환 고문, 주원홍 회장, 법률 대리인 박상기 변호사. 협회

한국 테니스인들이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사용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국방부에 촉구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30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협회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등 대정부 상대 민사 소송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협회 주원홍 회장, 김두환 고문과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 제주테니스협회 김석찬 회장,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오정선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5년 협회는 육사와 국방부 승인을 받고 경기도 구리시 육사 테니스장에 약 30억 원의 민간 자본을 투입해 30개면의 테니스장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협회가 비용을 기부 채납하고 코트 운영권을 받는 조건이었는데 1년 만인 2016년 12월 육사는 기부 채납 승인 취소 및 협약 해지 통보를 해왔다.

이에 협회는 전국 17개 시·도협회와 6개 산하 연맹체, 생활 체육 단체인 KATA, KATO와 장호테니스재단, 소강민관식육영재단,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등 유관 기관이 합동으로 서명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가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했지만 투자비 회수는커녕, 정부 기관이 약속한 운영 기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공사에 대한 혜택은 육사만 보고, 절반 가량의 코트가 방치돼 있는 상황에서 공공 시설에 대한 위탁 운영 기회를 보장해 달라는 주장이다.

2015년 당시 협회가 미디어윌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리모델링한 육사 코트 전경. 이후 그린벨트 훼손으로 실내 코트 지붕 등은 철거가 된 상황이다. 협회


주 회장은 "2015년 2월 육사에서 노후 테니스장 환경 개선과 관련해 협회에 투자 제안을 해서 유망주 훈련과 생활 체육 시설 확보도 겸해 좋은 마음으로 협의하면서 위탁 관리를 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협회장과 육사 교장이 바뀌는 등 여러 사건이 생기면서 계약이 해지되는 등 상황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육사는 테니스장을 관리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서 "30개면 중 절반 정도만 쓰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성기춘 회장도 "육사 코트는 1980년대부터 동호인들도 사용해왔던 곳인데 2015년 완공 뒤 11년이 흘렀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도협회 간사인 김석한 회장 역시 "테니스장은 테니스인들에게 집 같은 곳인데 17개 시도와 100만 테니스인들은 육사 코트의 정상적 활용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 법률 대리인인 박상기 변호사는 "국가 기관 시설 리모델링을 진행한 협회가 왜 일방적인 손해를 입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원인 제공은 공사를 승인한 육사와 국방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를 검토했을 때 이번 처사는 대단히 부당하며, 이에 따라 8월 현재 국가를 상대로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잡초가 난 육사 테니스장 코트 모습. 협회


한 테니스인은 "현재 육사 코트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다"면서 "월 2회 정도 동호인 대회를 위해 개방하고 있다고 하지만 육사 출신 퇴역 군인들과 그 지인들 등 그들만의 코트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협회가 1년 위탁 관리를 할 당시도 육사 생도들의 교육과 직원들을 위한 복지는 충분히 이뤄진 만큼 공공 시설의 역할을 위해 테니스장 이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애초 2023년 육사 테니스장 위탁 관리 입찰에서 협회는 단독으로 응찰했지만 유찰됐다"면서 "그러면 2차 입찰을 공고하고, 그래도 단독 입찰이 되면 수의 계약을 하게 되는 절차였는데 육사는 재공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육사가 한 언론이 제기한 특혜 의혹 때문에 추진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래 코트에 투자한 협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응찰했는데 무엇이 특혜냐는 입장이다. 

협회는 지난 5월 계약 해지의 위법성 지적 및 운영권 부여 요청을 내용으로 한 내용 증명 육사에 발송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국가를 상대로 30억 원 손해 배상 청구 소송 제기하기에 이른 상황이다. 민간 업체가 30억 원을 들여 개보수한 시설에 대한 이용 권리를 거의 받지 못한 가운데 혜택은 국가 기관인 육사와 국방부만 받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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