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4차 공판에서 범행 당시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가 강간 등 살인 혐의의 계획성과 성적 목적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로 다시 부각됐다.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3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1심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장윤기가 범행 약 5개월 전 케이블타이를 구매해 차량에 보관하고 있었고, 피해자를 결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크기와 형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윤기는 범행 전 차량 조수석을 정리하고 뒷문을 열어두는 등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납치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검찰은 길이 40㎝의 케이블타이 역시 피해자를 납치·결박하는 데 사용할 범행도구로 장윤기가 미리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윤기 측은 "사건 전 컴퓨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함께 구매한 뒤 차량에 방치해 왔다"며 "살인이나 납치에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은 경찰관들의 대화 녹음과 휴대전화, 차량 블랙박스 등 관련 자료를 근거로 당시 수사 관계자들도 케이블타이의 존재와 증거 가치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사건 당일 장윤기의 차량을 확인한 경찰관들도 케이블타이가 범행 계획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케이블타이 자체가 장윤기의 범행 계획성과 관련해 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당시 경찰관들이 이를 알고도 확보하지 않았는지 등은 증거인멸·부실수사와 관련한 부분으로 별도 사건에서 다뤄질 성격이라는 취지로 밝혔다.
이에 따라 장윤기 본 재판에서는 케이블타이가 실제 범행을 위해 준비된 도구였는지와 범행 당시 차량에 보관된 경위 등이 강간 등 살인 혐의의 '계획성'과 '성적 목적'을 판단할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