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유착 정점' 한학자 1심 총 징역 2년…"실형 선고 불가피"

권성동 1억·국민의힘 '쪼개기 후원' 공모 인정
法 "통일교 정점"…김건희 명품 제공·횡령도 유죄
"윤영호에 책임 전가하는 태도 고려해 실형 선고 불가피"
윤영호 징역 6개월…"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

통일교 한학자 총재. 황진환 기자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31일 한 총재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1년을 각 선고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한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 구형한 바 있다.

국민의힘 '쪼개기 후원' 등 혐의로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는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한학자 지시로 마련된 1억 원…윤영호 거쳐 권성동에게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

한 총재 등은 통일교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하고 교단 자금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할 1억 원을 직접 마련하도록 지시했다며 윤 전 본부장 등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영호는 한학자에게 권성동과 점심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고, 한학자는 보고를 받은 뒤 정원주에게 내실에서 1억 원을 가져와 건네주게 했다"며 "윤영호는 이를 포장해 권성동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이른바 '쪼개기 후원' 역시 한 총재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학자는 2021년 4월 윤석열 지지 발언을 했는데 정원주, 윤영호와 사전 협의 이후 이뤄졌다"며 "직후 윤영호는 회의하면서 국민의힘에 후원금을 지급하도록 논의해 정원주를 통해 한학자에게 보고했고, 승인 직후부터 국민의힘 측에 후원금이 지급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명품'도 공모 인정…일부 횡령은 무죄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김건희씨에게 샤넬 가방과 목걸이 등을 제공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씨는 이 가운데 목걸이 제공에 관여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의 의견을 듣고 한 총재의 승인을 받아 김씨에게 가방과 목걸이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교단 자금으로 해당 물품을 구매한 데 대해서도 부정한 청탁을 위한 지출이라며 업무상 횡령죄를 인정했다.

반면 쪼개기 후원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각 계좌로 이체한 행위에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일부 혐의는 특검의 수사권이 없었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2022년 10월쯤 회계자료를 없애도록 한 혐의와 해외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지급 등에 통일교 자금을 사용한 일부 횡령 혐의 등이다.

法 "통일교 정점…한학자 실형 불가피"

재판부는 통일교가 교세를 확장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치 세력과 결탁했다며 범행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통일교의 재정적 능력을 이용해 교세 확장 기회로 삼아 우호적인 후보를 지원하고, 통일교 정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받아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며 "교인들의 자금이 선교나 교육 등과 무관하게 정치 세력과 결탁하는 데 사용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교에서의 지위와 역할, 윤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통일교의 정점에서 권 전 의원에 대한 1억 원 제공과 쪼개기 후원, 김씨에 대한 고가 선물에 관여하고도 자신의 책임을 윤 전 본부장에게 전가한 점 등을 불리하게 고려했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한 총재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점과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통일교의 교세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주된 목적이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

윤 전 본부장과 이씨는 주요 사실관계를 진술하는 등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한 점 등이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정 전 실장에 대해서는 범행을 직접 계획하거나 주도하지 않은 점 등이 유리한 사유로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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