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경색에 내몰린 부산교통공사가 이번에는 수백억 원대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패하면서 운영난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법 제6민사부는 지난 27일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이 사측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통상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노동자 1491명은 지난 2019년 정기상여금과 가계보조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기간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3년 10개월로, 지급을 요구한 임금은 원금 기준 484억 원이다.
통상임금 다툼은 2013년 처음 시작됐다. 이후 청구 기간을 나눠 1~3차 소송을 진행했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왔다.
이번 소송은 네 번째다. 법원은 이번에도 노동자 편을 들었다. 특히 상여수당 400%를 통상임금에 포함했고, 가계보조비, 업무지원수당 등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번 판결로 부산교통공사가 지급해야 할 돈은 법원이 인정한 원금에 이자까지 포함하면 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2심이 진행되는 동안 이에 대한 이자까지 붙게 돼 소송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공사는 항소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은 부산교통공사 재정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공사의 지난해 운영 적자는 4314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5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는 지난해 2조 450억 원으로 처음 2조 원을 돌파했고, 최근 2년 사이 전기료까지 연체해야 했다.
올해 연말에는 부족한 자금이 6천억 원을 넘어서 직원 급여까지 걱정할 정도의 심각한 자금 경색이 우려된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임금 소송이 더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전체 소송 금액은 2천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향후 공사의 중장기적인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는 현재 상황에서 통상임금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부산시와 노조 등의 협조와 양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통상임금 지급분은 현재 재정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비슷한 소송도 계속돼 경영에 상당한 압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현재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데, 후임 사장에게까지 큰 부담이 될 것 같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에도 보고가 된 사안으로,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노조와도 계속 논의를 해왔다. 지금 시기 조율이나 분할 지급, 향후 지연에 따른 이자 분담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