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희 아나운서:
오후의 만나, 만나 초대석 오늘의 이야기 손님을 소개합니다.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자", 아마 많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고민일 것 같은데요. 이 같은 고민을 책으로 출간한 분이 계십니다. 제주도 산방산이보이는교회를 담임하고 계시고, 충남 태안에서 '세상에서 제일 작은 순례자의 교회' 건축 사역을 하고 계신 김태헌 목사님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목사님.
◆ 김태헌 목사: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김태헌 목사입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요즘 많이 무더웠는데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태헌 목사:
정말 더웠죠. 사실 제 동선이 그렇게 넓지가 않아요. 늘 하던 대로 교회 관리하고 풀도 베면서 지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지금 태안 순례자의교회는 이제 다 정돈이 됐나요?
◆ 김태헌 목사:
네. 1주년 기념 감사예배도 드렸고요.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 이제 안정됐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아름다운 교회여서 올 여름에도 많은 분들이 오가셨을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로 나온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먼저 책 소개를 좀 해주세요.
◆ 김태헌 목사:
제목만 보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요. 제목과는 달리 내용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교회의 본질, 교회다움에 대해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고민 끝에 나온 책입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제목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회'니까 오히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하실 것 같아요. 이렇게 제목을 정하신 이유가 있으셨어요?
◆ 김태헌 목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실제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기능과 성과 중심에서 벗어나 원래 하나님의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리고 돌려드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주제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어요?
◆ 김태헌 목사:
2016년 9월에 첫 번째 책 '세상에 없던 교회'가 나왔어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많이 읽으셨는데, 책을 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정도 지나면서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일들이 많았어요. 신자들과 비신자들을 실제로 만나면서 "교회가 조금 더 교회다워지고 본질을 회복하면 교회의 미래가 암울한 생각들이 사라지고, 우리가 교회에 대한 소망을 가져야 될 텐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순례자의교회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어요. 그곳에서 경험한 일들을 책으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계기로 쓰게 됐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지금 말씀해 주셨듯이 순례자의교회를 계속 건축하고 계신데, 현재 몇 곳이 세워져 있습니까?
◆ 김태헌 목사:
지금 국내에 5개가 세워져 있고요. 또 하나가 건축 중입니다. 그런데 순서가 조금 바뀌었어요. 태안 순례자의 교회가 나중에 시작됐지만 먼저 완공됐고, 무안 순례자의 교회는 시작한 지 4년 정도 됐는데 아직 기초 공사까지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재정적인 문제 때문인데요. 지금 무안 순례자의교회가 진행 중이고 제 기도 제목이기도 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태안 순례자의교회는 뒤로 호수가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위치잖아요. 무안도 그런 위치인가요?
◆ 김태헌 목사:
무안은 거기에서 바다가 보여요. 땅이 약간 솟아 있어서 주변은 전부 밭인데요. 교회가 완공되면 쉼이 필요한 분들에게 최적의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제주 올레길에 위치한 순례자의 교회는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고 하셨는데, 찾아오는 분들이 꼭 기독교인만은 아니시죠?
◆ 김태헌 목사:
그렇죠. 우리의 전도 대상자는 비기독교인이잖아요. 제가 순례자의 교회를 세울 때부터 전도를 목적으로 세웠습니다. 교회다움과 교회 본질의 회복을 통한 하나님의 선교, 비기독교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도 담임목회를 하고 있지만 기존 교회에는 비기독교인들이 잘 오지 않아요. 그런데 순례자의 교회는 '건물로 세워진 전도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작고 귀여우니까 비기독교인들도 호기심을 갖고 많이 찾아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부담 없이 한번 들어와 보시는군요.
◆ 김태헌 목사:
그렇죠. 그렇게 오셨다가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시는 거예요. 전도가 굉장히 잘 됩니다.
지금까지 15년 정도 됐는데 연간 3만 5천 명 이상이 찾아오시고, 그중 비기독교인이 약 35% 정도 됩니다. 제가 그곳에 상주하지 않고 가끔 가는데도 우연히 만난 분들 가운데 회심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무엇을 특별히 전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스스로 회심합니다. 그렇게 성경책을 전해드린 것만 약 430권 정도 됩니다. 저도 순례자의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놀라요. '이런 일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 직접 경험한 저도 놀라니까 이야기를 듣는 분들은 믿기 어려울 수도 있죠.
◇ 서경희 아나운서:
그 사연들을 조금 뒤에 더 나눠보겠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희 대전CBS 전파를 통해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시고(매주 화 '은혜의샘터' 12:05~12:30 방송), 제주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를 담임하고 계시기 때문에 성도님들께도 비슷한 방향의 말씀을 계속 전하고 계실 것 같아요. 이번 책이 나오고 성도님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나요?
◆ 김태헌 목사:
그런 이야기들은 많이 나눕니다. 제 목회의 목표는 '교회다운 교회'를 하는 거예요. 성장이나 기능, 성과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나주신 신자들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 속에서 일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저는 그것이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만나주셨다면 자유를 누려야 해요. 그런데 요즘은 신앙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어떤 종교적인 행위를 통해서요. 교회 안에서도 어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분들을 보고 믿음이 없다고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봉사나 헌신 같은 부분에서요.
◆ 김태헌 목사:
그렇죠. 또 직분을 받은 분들도 때로는 쉬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쉬지를 못합니다. 쉬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두려운 거죠. 교회 안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순례자의 교회에서는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는데 저는 어디에서 왔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전혀 묻지 않아요. 특정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해주세요. 특히 신자나 직분자들 중에는 "나는 좀 쉬고 싶은데 쉬는 것이 두렵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처럼 탈진 상태에서도 계속 달려가는 거예요. 그 분들한테는 하나님께서 이분들을 만나주셨고, 신앙을 어떻게 갖게 됐는지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하다 보면 그곳에서 쉼을 얻습니다. 눈물 흘리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러면 그런 분들에게 충분히 이야기할 시간을 드리시는 건가요?
◆ 김태헌 목사:
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공감해주고요. 일에 지치신 분들에게는 쉬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을 시키려고 우리를 부르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런데 목사님도 감당하고 계신 일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제주에서 목회도 하고 계시고 여러 곳의 순례자의 교회도 관리하셔야 하는데, 지칠 때는 없으세요?
◆ 김태헌 목사:
제 주된 일은 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목회이고요. 부수적으로 순례자의 교회를 관리하는데 제가 하는 관리는 주로 풀을 깎고 마당을 정리하고 내부를 청소하는 정도입니다. 다른 지역에는 목사님들을 다 파송했기 때문에 제가 관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저는 이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순례자의교회를 찾아오셨다가 내부를 어지럽히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까?
◆ 김태헌 목사: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그래요. 이 방송을 듣는 기독교인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기본적인 인성교육부터 필요합니다. 두 평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고 작은 의자 두 개와 강대상, 기타 정도가 있고 러그 하나가 깔려 있는데, 이것을 엉망진창으로 해 놓고 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물건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도 있나요?
◆ 김태헌 목사:
그런 것은 없습니다. 가져갈 만한 것도 없고요. 다만 사용하고 나면 정리하고 나가야 하잖아요. 저는 그것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간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실제적인 인식과도 연결돼 있다고 봐요. 그런데 오히려 비기독교인들은 문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옵니다. 비기독교인이 다녀간 자리는 정말 깨끗해요.
◇ 서경희 아나운서:
정리가 잘 돼 있군요.
◆ 김태헌 목사:
흐트러짐이 없어요. 그런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예배당을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성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거룩한 공간이잖아요. 그 공간을 신자들이 가서 어지럽혀 놓고 온다는 게 저는 안타깝습니다. 순례자의 교회 뿐 아니라 모든 교회의 예배 공간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맞습니다. 자기 정리를 꼭 해야겠습니다. 앞에 쭉 해 주신 얘기 중에 책에 '교회의 본질이 인간의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임하시고 일하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드리는 일이다'라고 쓰셨는데요. 이 말씀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김태헌 목사:
우리가 전도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믿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믿음은 사람이 주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겁니다. 이 세상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고 사람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고 교회도 하나님께서 세우셨고 믿음도 하나님께서 주셨어요.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가 보면 되는 거예요. 기능이나 어떤 일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능과 성과가 중심이 되어버리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조직과 제도가 중심이 되면서 우리는 입버릇처럼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하고, 우리가 평가합니다. 원래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따라가면 되는 겁니다. 감동이 있으면 우리가 그냥 하면 되는 것이고요. 그런 의미입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교회의 역할과 본질에 대한 고민은 이 땅의 많은 교회가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요즘 한국교회에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김태헌 목사:
지금 전도가 잘 안 되잖아요.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고요. 저는 그 원인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교회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일을 합니다. 그런데 교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다음 세대도 있어야 하고 비기독교인들이 회심해서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이 비기독교인들에게 별로 감흥이 없고 다음 세대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단절이 되는 겁니다.
전도가 안 되고, 결국 나중에는 교회 자체의 존립까지 염려하게 되는 거죠. 이것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면 '내가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진다'는 것이죠. 설명만 하기보다 하나님이 믿어지는 사람이 그 믿어지는 삶을 살아가고, 비기독교인들을 만났을 때 그런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면 저는 교회의 미래가 암울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유는 하나예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제가 목회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 본 결과 그렇게 하면 지치지 않아요.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고 흔들려도 계속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우리가 동참하며 그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면 교회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오히려 희망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김태헌 목사:
희망이 있죠. 그래서 저는 전도가 세상에서 제일 쉽습니다. 저희 교회 같은 경우에도 비기독교인이었다가 회심하신 분들이 많아요. 또 신앙생활을 쉬고 있던 분들이 저를 만나고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굉장히 행복해합니다.
저희 교회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옛날 광고 중에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 라는 광고 문구가 있어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행복하니까 자발적으로 일을 해요. 감동이 있으니까 어떤 일들을 감당하고, 지치면 아주 자연스럽게 그만둡니다. 누군가 일을 할 때는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만둔다고 해서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습니다. 이게 너무 자연스러워요. 어떤 분들은 저희 교회를 보고 '이상적이다'라고 하는데 사실 교회를 두고 이상적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어요. 원래 교회의 모습이어야 하니까요. 저희 신앙 공동체는 굉장히 행복합니다. 성도들이 교회 오는 길이 너무 행복하고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고백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런데 기존 교회에서 많은 봉사와 헌신을 하고 있는 성도님 가운데에도 "저도 정말 행복해서 하고 있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라고 하신다면 어떻게 말씀해주시겠어요?
◆ 김태헌 목사:
잘 한다고 해야죠. 제가 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그것이 기쁨과 감동으로 한다면 박수쳐주고 칭찬해야죠. 다만 그분들이 하다가 지칠 수 있잖아요. 힘들 수도 있고요. 그때 그분이 '이제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왜 못하느냐고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두겠다고 하면 '좀 쉬실 때가 됐구나. 쉼이 필요하시구나' 이런 케어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 서경희 아나운서:
책을 미리 보내주셔서 읽어봤는데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게 작은 책으로 만드셨어요. 이렇게 구성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김태헌 목사:
소지하기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분량이 너무 많으면 부담스러워하잖아요. 동영상도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고요. 그래서 책도 두껍게 만들기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책에는 AI 시대와 인간다움에 대한 내용도 담으셨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인데 어떤 내용인지 요약해주신다면요?
◆ 김태헌 목사:
사실 이 책을 시리즈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책도 이미 탈고해서 출판사에 넘겼고 지금 세 번째 책을 쓰고 있어요. 가제목이 '이미 시작된 이야기' 입니다. 제 책이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너무 당연하다고 여겨 간과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건물을 지을 때 기초가 가장 중요하듯이 그 부분만 제대로 세워져 있으면 신앙 자체가 아주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신앙이 무게나 짐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기초가 간과되면서 신앙이 짐이 되기도 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 가운데 'AI 시대'에 대해 쓰신 부분을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 김태헌 목사:
원래는 시리즈 마지막쯤 AI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AI 시대'가 너무 빨리 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책에서부터 이 부분을 언급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구원의 본질은 결국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태초에 사람을 만드실 때 하나님과 교제하는 관계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타락을 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단절이 돼 버렸어요. 원 상태의 인간의 모습이 사라져 버린 거예요. 그 원 상태의 인간의 모습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모습이에요. 교제하는 관계, 그것이 인간다움이에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실은 법이 필요 없어요. 관계가 단절되면 법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AI 시대'가 오면, 인공지능의 모든 역할과 기능, 그 실력은 인간이 못 따라가요. 거기에다 몸을 입혀놓으면 휴머노이드가 돼요. 로봇이 되는 거죠. 그러면 인공지능의 이 로봇은 인간과는 어떤 비교할 수 없는 그런 대상이 초현실적인 그런 존재가 돼 버리는 거예요.
그 시대가 왔을 때 이 교회가 지켜야 되는 것이 뭘까, 로봇이 아무리 뛰어나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인간의 모습, 우리가 '영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로봇에게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교회가 이야기해야 할 것이 인간다움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원의 또 다른 표현이 인간다움의 회복이고,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교제해 가는 것입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AI 시대'가 도래할수록 오히려 그 부분을 더 강조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이 책을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세요?
◆ 김태헌 목사:
첫 번째로 '나는 전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내용 때문에 전도를 잘한다고 생각해요. 또 신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분들 가운데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교회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 '교회를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그런 고민이 대부분 일 때문이거나 상처 때문일 때가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분들, 그리고 또 교회를 개척하려고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책 속에는 순례자의교회에서 만나신 분들의 이야기도 익명으로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청취자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최근 이야기가 있을까요?
◆ 김태헌 목사:
순례자의교회에 대한 간증은 정말 많습니다. 최근에 태안 순례자의교회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제 막내가 군산에 있는데 토요일이 되면 기숙사에서 나와 태안 순례자의 교회에 갑니다. 거기에서 한 분을 만났는데 전라도 광주에서 오시는 분이었다고 해요. 광주에서 태안까지 오시는데 꽤 먼 거리잖아요. 그런데 그분이 제 아들을 만나서 한 달에 한 번씩 꼭 이곳에 온다고 했대요. 여기 오면 너무 행복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교회는 다니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교회를 떠난, 소위 말하는 '가나안 성도(성경에 나오는 지명인 '가나안'을 거꾸로 하면 '안나가'라는 문자이며, '가나안 교인'이란 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크리스천이라 일컫는 사람들을 뜻한다)'였어요. 그런데 태안 순례자의교회에 오는 길이 너무 행복해서 한 달에 한 번씩 꼭 찾아온다는 겁니다. 제가 직접 그분을 만나면 다시 교회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 아직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순례자의 교회에 있다 보면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앙과 교회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리해드리면 대부분 다시 교회로 돌아갑니다. 제가 "교회로 돌아가십시오"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거죠.
◇ 서경희 아나운서:
교회를 다니다가 신앙생활을 잠시 멈추셨거나 교회에 다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순례자의교회를 한 번 찾아가셔도 좋겠네요. 특별히 지키고 계신 분은 없으시죠?
◆ 김태헌 목사:
네.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관리자가 있더라도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을 만나거나 하지 않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편안하게 둘러보시고 시간을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목사님, 책이 앞으로 계속 나온다고 예고해주셔서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해주세요.
◆ 김태헌 목사:
지금 첫 번째 책이 나왔고 앞으로 시리즈로 계속 나갈 겁니다. 일반적인 시리즈처럼 1권, 2권 이렇게 번호를 붙이지 않고 작은 소책자 형태로 계속 출간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 책은 이미 탈고해서 출판사에 넘겼고 세 번째 책은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권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분량이 모이면 그것들을 가지고 다시 한 권의 단행본으로 만들 생각도 있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순례자의교회와 관련해서도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 김태헌 목사:
순례자의 교회는 해외에도 두 곳이 세워져 있습니다. 필리핀에 두 곳이 있는데요. 올해 12월에는 필리핀 쿠말라랑시 시장이 주도해서 그쪽에 땅을 내놓고, 여기 밀양시민교회 권사님 한 분이 헌금을 하시고 필리핀을 오가는 황병석 목사님과 연결돼 쿠말라랑시에서 내놓은 땅에 또 하나의 순례자의 교회를 세울 계획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일단 무안 순례자의 교회를 어떻게든 완공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 제 기도 제목입니다. 헌신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무안 순례자의 교회가 세워지고 나면 우리나라에 앞으로 13곳 정도를 더 세우려고 합니다. 그렇게 세워지면 남한 땅에 십자가 방패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최근에는 성도들과 세월호 사건지 진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는 초입부터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이 몰려와 차에서 내리지 못했어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함께 간 성도들도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차 안에서 잠시 기도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진 뒤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초입에 순례자의교회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서경희 아나운서:
팽목항을 찾는 분들이 들렀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요.
◆ 김태헌 목사:
그렇습니다. 유가족들도 그렇고 그곳을 찾아오시는 분들도 그렇고, 위로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그것도 목사님의 새로운 기도 제목이 되셨군요.
◆ 김태헌 목사:
원래 서쪽의 첫 순례자의 교회를 완도나 해남 쪽에 세우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진도를 다녀온 뒤로는 진도에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순례자의 교회가 그곳에 세워진다면 찾아오는 분들이 위로받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아요.
◆ 김태헌 목사:
그냥 같이 울어주면 됩니다. 세월호 사건이 그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의 아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목사님 한 분을 만났는데 안산에 계신 목사님들이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에 목회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병원을 오가기도 하고요. 그분들에게도 하나님의 만지심과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런 분들이 오셨을 때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울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저는 그것도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순례자의 교회가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 오늘 먼 길 와주셨어요. 태안에도 들렀다가 대전까지 와주셨는데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대전, 충남 지역에서도 방송국으로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 김태헌 목사: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목회자로서 제 각오는 하나님 앞에서 제 자신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 각오로 목회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성경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좋게 평가해주시고 함께 나눠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순례자의 교회와 이번 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서경희 아나운서:
잘 진행되시길 바라고요. 목사님을 응원하고 계신 많은 분들의 마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이동하시는데 오가시면서 많이 듣는 찬양이 있으세요?
◆ 김태헌 목사:
저는 '순례자의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요. 요즘에는 '사명'을 많이 부릅니다. '주님이 가신 그 길~'이라는 가사 때문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그 노래를 많이 불러요.
◇ 서경희 아나운서:
알겠습니다. 그럼 이 곡을 준비하면서 김태헌 목사님 보내드려야겠습니다. 먼 길 조심해서 가시고요. 순례자의 교회 사역도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태헌 목사:
네, 감사합니다.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