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패트리엇 미사일 시급해도 일본산은 안 돼"

전쟁 중인 미군 패트리엇 고갈로 미국산 도입 차질 예상에도 "우리가 구매한 건 미국산"

연합뉴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우려하는 대만은 자국 전체를 요새화하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슴도치 전략 핵심 중 하나는 대만으로 날아오는 중국 탄도미사일 등을 완벽하게 요격할 수 있는 방공망 구축이다.

이를 위해 대만은 대만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미사일로 불리는 '톈궁(天弓) 3'와 더불어 저고도 미사일 방어를 위한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축적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대만의 방공 미사일 밀집도는 저고도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을 운용하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만은 내년까지 200억 대만달러(약 9천억 원)를 투입해 패트리엇 미사일 300기를 추가 구매해 패트리엇 보유 규모를 총 650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대만의 패트리엇 도입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동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이 이란 탄도미사일은 물론 공격용 드론을 요격하느라 급속도로 패트리엇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국방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 3월 입법원(국회)에서 올해 미국이 인도할 예정인 패트리엇 102기 도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방어 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연구원도 대만이 미국산 패트리엇 100여 기를 전부 인도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패트리엇 생산 확대를 위해 일본과 독일에 제조를 승인했다. 일본은 생산한 패트리엇을 미군에 재판매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생산 물량 대신 일본산 패트리엇을 대만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대만은 일본산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31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대만군 관계자가 '대만이 구매한 건 미국산 패트리엇'이라며 '미국 측이 일본산이라고 밝힌 적도 없고, 대만도 일본산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이 생산해 미국에 넘기는 패트리엇은 미군 사용을 전제로 해 제3국에 다시 제공하는 데도 제한이 있다.

게다가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군에 필요한 패트리엇도 태부족인 상황에서 일본산이라도 대만 등에 넘길 여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은 대이란 전쟁에서 1500기 이상의 패트리엇을 사용해 재고가 1700기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소진될 패트리엇 물량을 다시 채우는 데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래저래 대만이 야심 차게 계획한 방공망 구축 계획은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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