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왜 도입했나…국회입법조사처 콕 짚었다

연합뉴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도입, 정부는 시장 과열을 예측하지 못했는가"

1일 정기국회가 개원해 내달 6일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국회 독립기관이자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회입법조사처가 단일종목(삼성전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투자 상품 도입 과정을 '결정적 질문'으로 꼽아 주목된다.

"해외 투자 끌어온다더니 변동성만 부추겼나…검증 필요"

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올해의 질문I(56개의 결정적 질문)' 보고서를 통해 "국내 최초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5월 27일 상장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과연 해당 제도가 정책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투자자 보호장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상품 상장 이후 7월 27일까지 두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사이드카 23회, 서킷브레이커 5회가 발동되고,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변동성지수(VKOSPI)도 6월 29일 장중 97.99를 기록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나타난 상황을 부작용으로 짚었다.

입법조사처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대외 거시경제 여건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일일 수익률 추종을 위해 반복적인 리밸런싱 거래가 수반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이 변동성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도 도입을 통해 해외 투자수요의 국내 전환을 기대했으나, 상품 출시 이후에도 국내 투자자의 홍콩 상장 국내기업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내국인 투자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보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5월 27일부터 8월 28일까지 3개월간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투자 상품(XL2CSOPHYNIX·XL2CSOPSMSN) 매수결제 금액은 총 3억 2142만 621달러(USD)로, 직전 3개월(3월 25일~5월 26일) 매수결제액 3억 945만 9861달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두 상품은 국내투자자의 홍콩시장 매수결제액 1, 2위를 차지한다.

입법조사처는 "기존의 해외 투자수요가 실제로 국내 시장으로 이전됐는지, 아니면 해외 투자 수요는 유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새로운 레버리지 투자수요가 추가로 형성된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정책효과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화했다던 투자자 보호장치, 실효성 있었나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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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는 또 투자자 보호장치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입법조사처는 "일반 개인투자자의 상품 접근 단계에서 실제 추가된 핵심 장치는 1시간 심화 사전교육인데, 상품구조와 내재된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투자자의 실제 위험감수능력과 투자경험을 확인하고 과도한 투자를 방지하는 데 충분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 2개 종목만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금 쏠림, 리밸런싱 거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 변화 등 시장 영향을 사전 분석·평가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시나리오 검토자료를 제시해 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조처는 부연했다.

당국이 검토 중인 추가 규제방안과 그에 따른 예상 효과 분석자료도 관심사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기본예탁금 상향(1천만→3천만 원)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부터는 모의거래를 의무화했다. 매매 수량 단위를 20주씩으로 확대하는 등 추가 규제도 11월 이내 시행한단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 시행 후 이달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27일~ 7월 30일 11조 6787억 원에서 7월 31일 3조 1518억 원, 8월 31일 6257억 원까지 줄었다. 6~7월엔 월간 각각 10번, 15번씩 울려댔던 코스피시장 사이드카도 8월 들어 5회로 급감하고 VKOSPI도 8월 31일 46.04로 내려오며 변동성이 완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6월 22일 종가 9114.55로 역사적 고점을 찍고 고꾸라진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한 번도 7천 선을 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혔다. 개인투자자 상처도 깊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에서는 코스피가 고점을 찍고 6천 선 밑까지 밀리며 출렁이던 한 달 동안에만 단일종목ETF를 포함한 전체 레버리지 투자 상품으로 인한 개인 손실 규모가 56조 3천억 원에 이른다고 추산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새로운 금융상품 도입이나 규제 완화 과정에서 글로벌 정합성을 내세우기에 앞서, 국내 시장의 성숙도와 수용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시장 안정과 투자자보호 원칙 및 이를 위한 실질적 구현 수단을 확고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입조처는 반문했다.

한편, 입법조사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외에도, △국민성장펀드 운용책임 담보방안 △빚투(빚내서 투자) 확대 관리 △코스피와 코스닥 격차 대책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과징금 축소 문제 △디지털자산 시장 제도화 로드맵 △실손청구 전산화 참여율 제고방안 △가계부채 대책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리실적 급감 등을 이번 국감에서 국회 정무위가 금융당국에 대해 살펴야 할 주요 이슈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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