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노동자에게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대통령 업무보고에 담겼던 제도지만, 고용노동부는 부작용을 더 검토해야 하다고 판단했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노동부 소관 예산은 38조 9537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37조 6761억 원보다 1조 2776억 원(3.4%) 늘었다. 그러나 자발적 이직에 대한 구직급여 예산은 담기지 않았다.
당초 노동부는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년의 경력 재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에도 구직급여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내 고용보험법 개정과 내년 예산안 반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생애 1회 구직급여 지급은 이번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중소기업에서 이직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 없이 사업을 시행할 방안을 더 고민한 뒤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완 방안을 마련한 뒤 예산 반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직급여 예산은 11조 6799억 원으로 올해보다 1423억 원 늘어난 수준에서 편성됐다. 근로자 11조 6천억 원(165만 명), 노무제공자 575억 원(9900명), 예술인 233억 원(4900명)이다.
제도는 빠졌지만 청년 예산 자체는 대폭 늘었다. 청년 일자리 예산은 3조 3천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2조 6천억 원보다 약 7천억 원 늘어,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취업 경험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는 '청년 첫 취업지원제도'가 3793억 원 규모로 신설돼 16만 명을 지원한다. 구직촉진수당은 월 60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오른다.
K-뉴딜 아카데미는 1만 명에서 5만 명(4895억 원)으로 확대되고, 기업이 인공지능(AI) 훈련 수료 청년을 채용하면 인건비와 멘토링비를 지원하는 '청년 AI 첫 일자리 경력 지원'(145억 원·750명)이 시범사업으로 시작된다. 훈련 수료 후 미취업 청년을 관리하는 '청년 플레이그라운드'도 201억 원 규모로 신설된다.
회계 구조는 크게 바뀌었다. 일반회계는 4조 3320억 원으로 1조 5762억 원(26.7%) 줄어든 반면, 신설된 미래대응기금에 2조 5667억 원이 편성됐다. 청년일자리창출지원 등 5개 사업이 미래대응기금으로 이관된 데 따른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반회계 감소가 1조 5천억 원 정도인데 이관된 게 2조 1천억 원 정도"라며 "실질적으로는 5천억~6천억 원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두루누리 사업 지원 인원이 108만 3천 명에서 179만 9천 명(7140억 원)으로 늘고, 산재보험 선보장(436억 원)과 화재·폭발 취약사업장 특화지원(401억 원)이 신설된다. 노동부가 추진해온 가칭 K-노동복지회의소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