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한 뒤 이슬람계 테러단체 KTJ로부터 자금을 받아 한국에서 중고차와 굴착기 등 1억7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시리아로 보낸 우즈베키스탄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안보수사과는 1일 브리핑을 열고 테러자금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A(29)씨를 구속 송치하고 범행에 가담한 같은 국적의 B·C·D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KTJ는 '카티바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Katibat al-Tawhid wal Jihad)로 지난 2014년 무렵 중앙아시아 출신 지하디스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다.
세계 각지에서 자폭 테러 등을 펼쳐 유엔과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이 공식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A씨는 KTJ 측으로부터 3천여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받아 이 가운데 약 630만 원을 다시 송금하고 나머지 자금 등을 활용해 중고자동차 11대와 굴착기 2대 등 1억7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시리아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굴착기 등이 KTJ의 현지 기지 구축과 단체 운영 등에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대학 출신인 B·C씨와 중고차 매매업자인 D씨도 A씨와 함께 차량과 굴착기를 구입해 시리아로 보내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는 차량 관련 법인회사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차량을 구입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국내 체류 외국인이 해외 테러단체로부터 자금을 받아 국내에서 차량과 건설기계 등 실물자산으로 바꾼 뒤 다시 해당 단체에 제공한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자산 지갑 3개를 번갈아 사용하고 중고차 구매대금을 차명계좌를 통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 출처를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체포 당시 운행정지 조치가 내려진 이른바 '대포차'를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 명의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는 등 검거에 대비해 신분을 위장한 정황도 파악됐다.
A씨는 테러단체 지원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도 올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4월 대전 등지에서 A씨 등 4명을 검거했으며 A씨를 같은 달 21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인터폴 적색수배자인 E씨의 KTJ 지원 정황도 포착해 입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씨는 KTJ의 위장 자선단체에 가상자산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적발된 건외에도 소액의 자금이 여러 차례 오가는 형태도 확인됐다"며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 세력의 조직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자금세탁에 관여한 조력자들에 대해서도 국정원과 협업해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