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시간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교원단체들이 돌봄 공백을 학교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조만간 초등학교 1·2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1시에서 3시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 연장에 대해 "충분히 쉬고 놀며 가족과 관계를 맺는 시간이 초등 저학년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교육시간 확대 여부는 저학년의 발달 특성을 중심에 두고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교사노조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상당수가 하교 시간 연장에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지난달 26~27일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6·7교시까지 수업하고 오후 3시에 집에 간다면 어떨 것 같은지'에 대해 묻자 65.5%는 "수업을 너무 오래 해서 너무 힘들고 지칠 것 같다"고 답했다.
30.8%는 "수업 끝나고 학원과 방과후도 가야 해서 너무 늦게 집에 갈 것 같다"고 답했다. "더 공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초등학교 1학년 1만2024명, 2학년 1만7112명 등 총 2만9136명이 참여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놀고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며 "국교위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저학년의 발달 특성과 학생들의 피로에 대한 우려를 무겁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사노조도 최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학습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교육학적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오직 '보육 및 돌봄 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교육의 정규 시간을 편의적으로 늘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생 및 돌봄 공백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회적 돌봄 체계 확립'과 '부모의 양육 여건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며 "국가적 과제를 무리하게 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떠넘기는 '땜질식 처방'은 오히려 교육 현장의 행정 혼선과 새로운 사회적 갈등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계에서는 교원 충원 등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하교 시간 연장을 추진할 경우 교원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승혁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제는 대규모 교원 충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지방교육재정을 삭감하는 안을 내놓으면서 정규 교육시간 확대에 필요한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