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 수급 대상을 현행 노인 70%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 개편안에서는 현행 목표수급률을 유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에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하후 차등지급'을 도입하면서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보다 11% 늘어난 25조 7천억 원으로 편성됐다.
기초연금 축소안 사실상 철회…노인 70% 유지
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예산안과 함께 기초연금 개편안을 공개했다. 최종안에는 기초연금을 노인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목표수급률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앞서 정부는 저소득층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기초연금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현행 소득 하위 70% 방식 대신 기준중위소득과 연동해 수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복지부는 지난주 예정했던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를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못했다"며 취소했다.
이날 확정된 개편안에서는 수급 대상을 줄이는 내용이 빠지고, 소득 수준에 따른 차등지급만 도입됐다. 노인 소득 하위 30% 약 348만 명은 내년 월 38만 원, 하위 30~45% 약 174만 명은 35만 9천 원, 하위 45~70% 약 290만 명은 35만 원을 받는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때 각각 20%를 깎는 부부감액은 소득 하위 45%에 대해 10%로 낮췄다. 이에 따라 하위 30% 부부가구의 지급액은 올해 월 56만 원에서 내년 68만 4천 원으로 늘어난다. 하위 30~45% 부부가구는 월 64만 6천 원을 받는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중 저소득층도 새로 기초연금을 받는다. 소득 하위 45%에 해당하는 약 11만 명에게 구간에 따라 최대 월 38만 원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 1천억 원에서 내년 25조 7천억 원으로 2조 6천억 원, 11% 증가한다.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거쳐 하후 차등지급과 부부감액 완화를 내년 4월, 직역연금 수급자 지원을 내년 7월 시행할 계획이다.
복지부 손호준 연금정책관은 "소득 구간별로 빈곤의 수준 등을 토대로 (추가액을) 3만 원으로 정했다"며 "하후 차등지급 방식은 정책들을 조합하면 현재 방식보다는 노인 빈곤율 완화에 훨씬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대상을 줄이는 방안 등을 포함한 기존 개편 논의와 이번 예산안이 다르다는 지적에는 "현행 목표 수급률 방식을 소득 기준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기초연금이) 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연금 등과의 다층 연금 체계를 두고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는 이번 개편안에 해결책이 담기지 않았다. 복지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 예산 148.8조…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26조
내년도 복지부 총지출은 148조 7697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137조 4949억 원보다 8.2% 늘었다. 내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된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 피지컬AI 사업까지 포함하면 152조 4328억 원으로 올해보다 10.9% 증가한다.
기초생활보장 분야에서는 앞서 결정된 기준중위소득 6.7% 인상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 최대 생계급여는 올해 207만 8천 원에서 내년 221만 7천 원으로 13만 9천 원 늘어난다. 생계급여 수급자가 중증장애인인 약 2만 가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의료급여에서도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 수급권자를 약 3만 명 확대한다.
지역·필수의료에는 내년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 2600억 원을 편성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고 공공의료기관에 우선 투자하며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지역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할 지역의사선발전형 학생 490명에게 등록금과 주거비 등을 지원한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참여 규모는 6개 시도 136명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 448명으로 확대한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지역특화서비스 대상은 노인에서 장애인까지 넓히고, 돌봄 인프라가 부족한 인구감소지역에는 공립 '취약지돌봄센터' 30곳을 신설한다.
질병청 1조4347억원…HPV 9가 백신 전환
질병관리청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 1조 3359억 원보다 988억 원, 7.4% 늘어난 1조 4347억 원으로 편성됐다. 국가예방접종 HPV 백신은 9가 백신으로 전환하고 남성 청소년 접종 대상 연령은 기존 12세에서 13세까지 확대한다. 청소년 인플루엔자 접종 대상은 14세 이하에서 15세 이하로 늘린다.65세 이상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은 기존 다당백신에서 단백결합백신으로 바꾼다. 관련 예산은 올해 136억 원에서 내년 418억 원으로 늘어난다.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예산도 올해 264억 원에서 내년 405억 원으로 확대한다. AI 기반 백신 개발 시스템인 '한국형 팬데믹 대비 엔진'에는 80억 원, 국산 mRNA 항체치료제 개발에는 15억 원을 신규 편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