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까. 생각만으로 인공지능(AI) 비서와 소통하고, 운전대가 사라진 자동차 안에서 일하며, 모든 순간의 데이터가 기록되는 사회는 얼마나 가까이 와 있을까.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예측해온 미래학자 케빈 켈리의 신간 '2049: AI가 만드는 25년 후 세상'은 AI가 일상 기반 시설로 자리 잡은 25년 뒤의 세계를 그린다.
책은 AI 자체보다 AI가 사회 전반에 스며든 뒤 벌어질 변화를 다룬다. 케빈 켈리는 2049년을 현실과 디지털이 겹쳐지는 '거울 세계',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이질적 지능', 감정과 맥락까지 이해하는 AI 어시스턴트, 모든 것이 기록되는 '투명 사회', 생성형 AI가 촉발할 콘텐츠 대범람의 시대로 전망한다.
일과 조직의 변화도 주요 주제다. 저자는 AI가 일선 실무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상부와 현장을 연결하던 중간 관리층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정보를 전달하고 정리하는 관리 업무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 의료 분야의 변화도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학생마다 다른 속도와 시간표에 맞춘 학습, 24시간 AI 주치의, 개인에게 맞춘 약물 처방과 제조 같은 장면이 이어진다. AI가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환자에게 맞는 치료 가능성을 찾아내는 방식도 다룬다.
이 책의 또 다른 축은 중국이다. 케빈 켈리는 미국을 첨단 기술의 발원지로, 중국을 미래 사회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놓고 AI 패권 경쟁을 살핀다. 모바일 결제, 안면인식, 로봇 생산 현장 등 중국에서 먼저 확산한 변화들을 통해 2049년의 단서를 찾는다.
저자는 미래를 무작정 낙관하거나 공포로만 보지 않는다. 더 편리한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를 더 많이 내놓는 사회, 기술을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부의 상징이 되는 사회처럼 AI 문명이 만들 역설도 함께 짚는다.
케빈 켈리 지음 | 김도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