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벤처투자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경상남도의 발걸음이 본격화됐다.
도는 창업·벤처펀드 규모를 크게 늘리고 지역 중심의 투자 기반을 대폭 확충해 오던 흐름을 이어, 2030년까지 1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1일 밝혔다.
도의 투자 체질 개선은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2022년 7월 창업 전담 조직 신설과 전국 최초 '중소기업 투자기금' 조례 제정 이후, 최근 4년간 조성된 창업·벤처 펀드는 5566억 원에 달한다. 과거 12년간 조성된 금액(2122억 원)의 2.6배를 웃도는 수치다.
실제 투자 집행 실적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경남 지역 벤처투자액은 전년 대비 73.1% 증가한 1177억 원을 기록해 비수도권 2위이자 전국 증감률 2위를 차지했다. 전국 벤처투자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과다. 올해 상반기에도 553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연말까지 1300억 원을 넘겨 2년 연속 1천억 원대 투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지역 기업들의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로보스·미스터아빠 등 도내 기업들이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고용과 매출을 늘렸고, 워케이션·리셋컴퍼니 등 유망 기업의 본점 이전도 이어졌다. 최근에는 원전산업 투자펀드의 지원을 받은 범한메카텍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결실을 맺었다.
투자 접근성도 대폭 개선됐다. 기존 1곳에 불과했던 도내 중기부 등록 벤처투자회사는 올해 비티비벤처스와 지스퀘어인베스트가 새로 진입하며 3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 투자사를 찾던 지역 기업의 불편이 줄어들고, 우주항공·방산·원전 등 경남 주력산업에 특화된 현장 밀착형 투자가 활성화될 기대감이 커졌다.
도는 현재 7688억 원 규모의 출자펀드를 2030년까지 1조 5천억 원으로 확대한다. 향후 7800억 원의 신규 펀드를 순차적으로 결성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년까지 초기창업, 우주항공, AI 특화펀드 등 3500억 원을 추가로 조성해 '펀드 1조 원 시대'를 앞당겨 연다. 이어 2030년까지 문화·콘텐츠, 임팩트 소셜벤처, 재도전 펀드 등 4300억 원을 더해 기술 창업부터 재도전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투자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경남도 전범식 창업지원과장은 "창업·벤처펀드는 도내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고, 역외 유망 기업을 지역으로 유인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경남을 기업이 투자받고 성장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