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 도입 후 첫 변론 연다…녹십자 '백신 담합' 사건

백신 입찰담합 의혹으로 과징금…패소 확정
녹십자 "법리 오해…심리불속행 기각 위법"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변론을 연다.
 
헌재는 다음 달 7일 오후 3시 대심판정에서 주식회사 녹십자가 청구한 재판취소 사건의 변론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재판소원 사건에 대한 변론이 열리는 것은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백신 입찰 담합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녹십자가 해당 처분을 인정한 법원의 확정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재판소원이다. 앞서 재판소원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녹십자는 2017~2019년 질병관리청이 발주한 가다실 백신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녹십자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에서 패소했다. 
 
반면 녹십자는 같은 입찰 담합 혐의로 기소된 형사재판에서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녹십자 측은 형사재판과 달리 행정재판에서 입찰의 경쟁제한성 등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렸고, 대법원이 이에 대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녹십자 측은 이 같은 법리 판단을 문제 삼아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별도의 본안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법 위반 등 일정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이에 녹십자 측은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상고를 기각해 재판청구권, 재산권 등을 침해했다"며 재판소원을 냈다.

한편 헌재는 지난 4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뒤 피청구인인 대법원장에게 답변서 제출을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답변서를 내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재판소원의 피청구인인 법원이 청구인의 주장을 반박하는 의견을 낼 경우 재판의 중립성을 해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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