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아파트 내 무번호판 이륜차 수두룩 무슨 일?

무번호판 이륜차 수십 대 빼곡…먼지·녹·거미줄 뒤덮여
사고·범죄에 이용돼도 운전자 추적·피해 보상 어려워
음성군 "뒤늦게 소유자 나타날 수 있어, 함부로 견인못해"

음성의 한 아파트에 무번호판 이륜차들이 늘어서있다. 임성민 기자

외국인 주민이 전체 거주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충북 음성군 대소읍의 한 아파트.

아파트 단지 건물마다 번호판이 없는 이륜차 수십 대가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안장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였고, 차체는 녹이 슬고 거미줄까지 쳐져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역력했다.

번호판이 없다 보니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고 혹여 소유주가 나타나 항의라도 할까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섣불리 손을 댈 수도 없는 처지다.

아파트 관계자는 "길게는 수개월째 방치된 무번호판 이륜차가 아파트 곳곳에 놓여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나 불법체류 외국인이 이용하던 차량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소유주를 알 수 없어 함부로 치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먼지와 거미줄이 쳐져 있는 무번호판 이륜차. 임성민 기자

장기간 방치된 무번호판 이륜차는 각종 사건·사고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특히 무번호판 이륜차는 사고를 내고 달아나거나 범죄에 이용돼도 운전자를 추적하기 어렵고, 대부분 의무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아 피해 보상도 쉽지 않다.

아파트 주민 A(70대)씨는 "외국인들이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아파트 주변을 빠르게 오가는 모습을 보면 혹여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A씨는 "동네 주민이라면 외국인들끼리 무번호판 중고 오토바이를 거래하고 운행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음성 아파트 곳곳에 주차된 무번호판 이륜차들. 임성민 기자

이 같은 사정은 주민 민원을 자주 접수한 음성군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방치 무번호판 이륜차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음성군 관계자는 "무번호판 이륜차가 세워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자체가 단속할 수 없다"며 "방치 여부를 판단하려면 두 달 동안 같은 장소에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여건상 선제적으로 찾아다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간 구두 거래 등 소유·점유 관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있어 군이 방치 차량으로 판단해 견인했다가 뒤늦게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불법 견인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부담 때문에 문제를 인지하고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법적 사각지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 유학생 등 다양한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음성군의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은 16% 이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음성군은 급증하는 외국인 행정 수요에 대응하고 외국인 주민들의 생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출장소 설치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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