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이 종전 합의 이행하면 우리도 상응 조치"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촉구했다. 합의 이행 시 이란도 즉각 상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지난 6월 자국과 맺은 합의를 먼저 파기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약 3개월간의 협상 끝에 종전 MOU에 도달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요구로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란은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비례적으로 대응해온 것뿐이라는 취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침략자가 아니며 스스로를 방어했을 뿐"이라며 "신의와 약속 이행이 결여되고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외교로는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MOU 상의 의무로 복귀한다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즉각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을 겨냥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선 "유엔 헌장 및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최고지도자 암살, 학생 168명이 희생된 미나브 학교 폭격, 라마르드 경기장 및 국가 핵심 인프라 타격 등도 나열했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를 받는 평화적 핵시설도 타깃이 된 점을 들어 "국제사회 대응 없이 이런 행위가 규범화된다면 어느 국가가 자국의 주권과 안보를 확신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또 가자지구, 레바논, 최근 이란에 대한 공격을 대하는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처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유엔이 '평화 유지'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이란 테헤란 도심에 등장한 반미 선전물. 선전물에는 마술사 옆 케이터링 용기 안에 담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속임수는 없다! 눈 깜짝하면 사라진다(No tricks! Blink, you're gone)"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전쟁 발발 6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6월 잠정 합의 당시 최종 평화조약을 맺기로 했던 '60일 시한'은 지난달 이미 만료됐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협상 여부에 대해 "현 상황과 제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대(對)이란 경제 전쟁을 격화시키는 상황에서 지금은 우리가 방어와 저항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선을 그었다.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재개된 미국의 군사 공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피고와 원고)의 역할이 뒤바뀌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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