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잠수함 韓 기술 쓰였나…2심서 유출 일당 모두 감형

해군 중령 출신 방산업체 대표 징역 2년 6개월→2년 감형
법인 벌금 150억 원→50억원·추징금 910억 원
대우조선 전 직원 4명 모두 징역형 집행유 선고

이형탁 기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잠수함 핵심 기술 자료를 정부 허가 없이 대만에 유출한 방위산업체 대표와 관련자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심에 이어 혐의 자체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측의 양형부당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창원지법 형사6-2부(김재현 부장판사)는 대외무역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해군 중령 출신 방산업체 대표 A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6개월이 감형됐다.

재판부는 A씨가 운영하는 방산업체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 150억 원과 추징금 95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억 원과 추징금 910억 원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전 대우조선해양 직원 B씨 등 4명 역시 감형을 받았다. 원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부터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이들은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아 피고인 전원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B씨가 운영한 방산설계업체 법인의 벌금 역시 2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감경됐다.

A씨는 지난 2019년 8월 대만 국영 대만국제조선공사(CSBS)와 1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잠수함 어뢰 발사관·저장고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그해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에서 빼돌린 어뢰 발사관 제작도면 등 전략물자·잠수함 기밀 자료 수백 건을 대만 측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등 전직 직원 4명은 2019년 8월부터 10월 사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비밀인 '장보고-Ⅲ 어뢰발사관 계통도' 등 주요 기술 자료를 빼돌려 CSBS에 전달한 혐의다. 피고인들이 유출한 기술은 대만이 2023년 자체 건조에 성공한 첫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 대만으로부터 제공받은 역설계 도면이 원천 기술이며 이를 토대로 보완·변환 설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기술 유출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양형 이유에서 원심의 형량이 다소 무거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전략기술을 대만에 수출한 행위는 우리나라 안보를 둘러싼 대외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엄중히 처벌함이 마땅하다"면서도 "다만 거액의 추징금이 선고돼 사업에 중대 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은 다소 무거워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이 참작됐다.

검찰은 A씨에 대한 직접 추징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법인은 별개의 법적 인격체이며 대금 전액이 법인 계좌로 지급된 만큼 대표 개인에게 추징할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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