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들, 이제 안 뛰어도 될까? 오픈런 여전한데 고금리 '이중고'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2조6천억 원 확대하면서 은행들도 잠궜던 대출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 하지만 대출 한도가 이미 상반기 상당 부분 소진돼 불안한 차주들의 대출 신청 오픈런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8%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차주들이 '대출절벽'과 '고금리'라는 이중고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다시 열린 대출 문…당국, 가계대출 인상분 은행별 '통보'

차주들의 '오픈런'까지 불러 일으킨 주택담보대출 창구가 다시 열렸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높인 뒤 대출 조이기에 나섰던 시중 은행들도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규 신청 접수를 재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11월 실행 예정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관련 신청을 다시 접수 받는다. 지난달 21일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해당 채널  접수를 중단한 지 2주만이다. 신한은행도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접수를 다시 시작했다.

앞서 NH농협은행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면 판매를 중단했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비수도권 가계 주담대 대출기간을 기존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제한한 조치와 주담대 모기지신용보증(MCG) 한시적 제한도 지난달 31일 실수요자 지원 강화를 위해 해제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오픈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총량 증가 목표치를 연간 1.5%에서 3%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연간 증가 목표치는 기존 4조 3400억 원에서 6조 9800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목표치 인상에 따라 증가한 총량 2조 6400억원을 각 은행들에게 배분해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 액수는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집단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서민금융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금리대출 증가분의 70%도 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했다. 

그런데도 숨 막히는 차주들…왜?

은행권이 순차적으로 빗장을 풀면서 대출 문턱은 한층 낮아졌지만, 차주들의 대출 고민은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상향 조정했지만,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면 대출 여력은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650조 6001억 원으로 지난해 말 644조 9761억 원 보다 5조 6240억 원 늘었다. 상향된 증가 목표액이 6조 9800억 원임을 감안하면, 실제 추가 여력은 1조 3천억 원 수준이다.

때문에 일부 은행들이 대면 대출 창구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은행별 대출 한도나 보증 가입 제한 등 주요 관리조치는 여전히 남아 있어 차주들의 불안감도 상당하다.

하나은행은 모집인 접수를 재개했지만 모기지신용보험(MCI)와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 제한은 유지하고 있다. 보증을 이용하지 못하면 소액임차보증금만큼 대출 한도에서 빠질 수 있어 차주가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줄어든다.

KB국민은행도 지난 7월 주담대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줄인 대출 한도를 유지중이며, 우리은행 역시 각 지점별 대출 한도 10억 원 총량에 변동이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픈런과 같은 대출 압박은 전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MCI, MCG 가입 제한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데다 금리도 계속 높아지면서 차주들이 마냥 편하게 대출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금감원으로부터 배분 액수를 통보 받았지만 대출 한도를 높일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여기에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주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7월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66~7.36% 수준을 기록했다. 연말에는 8%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신현송 총재는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달 27일 "통화정책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지만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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