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수출 중소기업 10만개, 중소기업 수출액 18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품목·국가·정책 등 4개 축의 수출 지원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수출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동시에 청년창업가와 소상공인 등을 새로운 수출기업으로 육성한다. 특히 K-뷰티에 집중된 소비재 수출의 성공 방식을 패션·푸드를 비롯해 산업재로 확산하고,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 진출도 강화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국무총리 주재 제13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수출 4대 혁신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64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수출기업 수가 정체되고 수출 증가세도 K-뷰티 등 일부 품목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중기부는 수출지원 정책의 범위를 '더 많은 기업, 더 많은 제품, 더 많은 국가, 더 편리한 정책'으로 넓혀 수출의 구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전략은 수출기업의 진입과 고속성장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다. '글로벌 스케일업 500'을 도입해 성장 잠재력이 큰 수출기업 500개사의 수출 로드맵 수립을 돕고 여러 지원사업을 묶어 다년간 집중 지원한다.
선정 방식은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과 민간 추천·공모 등을 통해 약 800개사의 후보군을 구성한 뒤 이 가운데 200개사 안팎을 우선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재정법상 사업 예산이 회계연도별로 편성되는 점을 고려해 전년도 성과 목표를 충족한 기업은 다음 연도 지원 대상으로 자동 선정하는 방식으로 다년도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기부는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대해 재정당국과 사전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지원 범위도 마케팅에서 해외 공급망 구축으로 확대한다. 수출바우처에 원부자재 조달 지원을 추가하고, 해외법인 설립에 필요한 서류 작성과 컨설팅 등을 제공할 현지 전문기관을 발굴한다. 아마존·쇼피 등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외 컨설팅업체도 지원기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수출 ON 2000'을 통해서는 청년창업가와 소상공인, 지역기업, 수출 재도전 기업 등 2천개사를 새로운 수출기업으로 육성한다. 수출 경험 제공부터 온라인 플랫폼 활용, 해외 공동진출, 실패 원인 진단까지 대상별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정체된 수출기업 수를 10만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두 번째 전략은 수출 품목 다변화다. 정부는 패션·푸드·뷰티 디바이스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소비재 기업 1천개사를 차세대 'K-브랜드 전략품목'으로 육성한다.
과거 모든 제품에 하나의 공동 브랜드를 붙였던 '브랜드 K'와 달리, 이번에는 유망 기업과 품목을 정부가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무신사나 올리브영 같은 유통기업의 추천과 공개모집을 병행하고 기업의 성장성과 매출 확대 가능성 등을 평가해 전략품목을 선정한다.
유통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한다. 패션은 무신사, 뷰티는 올리브영, 식품은 이마트·롯데마트 등과 공동 마케팅과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제품뿐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여 프랑스의 장수 뷰티 브랜드와 같은 대표 K-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재·테크 분야에서는 유망기업 500개사를 'K-Tech 전략품목'으로 발굴한다. 국내외 대기업과 연계한 현지 실증과 기술·제품 고도화, 해외 전시회 참가, 수출계약 이행 자금과 컨설팅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지원 방식은 연말까지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세 번째 전략은 정상외교 성과를 활용한 신흥시장 개척이다. 인도에서는 기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규모와 기능을 크게 확대해 전시·창고 공간과 제조·실증·투자·인력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예산 확대도 재정당국과 협의를 마쳤다.
싱가포르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 중인 창업특화거점 모델을 적용한 스타트업 지원 거점을 구축하고 글로벌 벤처펀드인 K-VCC를 조성한다. 브라질에서는 K-뷰티의 온·오프라인 진출과 현지 규제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유럽에는 K-브랜드 상설 팝업스토어를 설치하고 몽골에서는 현지 편의점 등 유통망을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체험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오는 10월 경주와 제주에 K-뷰티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기업 관점에서의 수출 지원체계 통합·고도화다. 수출지원사업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 공고하고 신청 서류를 간소화하고, AI를 통한 바이어·지원사업 맞춤 추천 등 중소기업의 정책 접근성을 제고한다.
대표적으로 수출 플랫폼 '고비즈코리아'를 통해 AI 기반 바이어 매칭 기능을 도입한다. 국내 기업이 원하는 국가와 바이어를 찾거나 해외 바이어가 필요한 국내 제품을 검색하는 기존 양방향 매칭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기업별 지원사업과 해외 규제 정보를 안내하는 AI 챗봇도 구축한다. 관련 시스템은 올해 예산을 투입해 개발 중이며 내년 초 일부 기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에도 추가 고도화 예산이 반영됐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상시애로 신고센터'도 설치한다. 정책의 법적 기반이 될 '중소기업 해외진출 촉진법'은 의원입법을 통해 추진하되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세부 내용을 조정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기존 국정과제였던 2030년 중소기업 수출 1500억달러 목표를 1800억달러로 300억달러 상향했다.
일각의 환율 효과와 K-뷰티 편중으로 수출 실적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K-뷰티와 일부 품목이 연간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다른 품목에서도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어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기부 노용석 1차관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수출 저변과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4대 혁신 전략을 조속히 기업 현장에 안착시켜 2030년까지 중소기업 수출이 1800억달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