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광주의 한 식당에 150만원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벌금을 구형했다.
검찰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해 4월 15일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으로 광주를 방문해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식당에 사비 150만원을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한 전 총리는 약 보름 뒤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기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는 기부 당시 한 전 총리를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당시 대선 출마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객관적으로 출마 의사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여부는 의사를 가진 자를 말하고, 신분·접촉 대상·언행 등에 비춰 선거 입후보 의사가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식되는 사람을 포함한다"며 "확정적 결의까지 요구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가 첫 민생 행보를 광주에서 시작한 점과 출마 선언 이후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자신도 호남 사람이라고 언급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여권에서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여론조사에서도 후보로 거론됐다는 점도 제시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기부 당시 대선 출마 의사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사건 당시 피고인의 출마 의사가 외부로 표출됐다는 증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경제 현안 대응을 위한 공무였으며 식당 방문은 민생 현장 살피는 관행에 따른 기획"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도 최후진술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막중한 직무를 수행하고 국가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판단했다"며 "주변 누구에게도 출마 의사를 비치지 않고 어떠한 선거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일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한다.
한편 한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돼 다음 달 26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에서는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