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위원회들이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과감한 규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단순한 반도체 팹 증설에 그치지 않고 전력망·용수·인력 육성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규제합리화위원회는 3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규제 합리화와 국민경제 성장: 첨단산업·메가특구의 규제 혁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히 반도체 팹(제조공장)을 증설을 넘어 전력망, 용수 체계, 인적 역량 충원 구조를 개선하고 생태계의 풀 스택(full stack)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가 프로젝트엔 현장의 병목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지방 메가특구 중심의 과감한 규제 합리화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의장은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 생태계 구축의 길을 크게 열어가야 한다"며 "규제 합리화는 경제 체질을 바꾸고 미래 세대의 활력을 담보하는 국가적 사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환영사에서 "규제 합리화는 무조건적인 규제 폐지가 아니라 낡은 속도 제한은 걷어내되 안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기업의 도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기업의 새 도전을 예상하지 못한 행정규제는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며 "제도화를 위한 입법이 빠르게 구체화 돼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발제를 맡은 조재한 산업연구원 산업미래정책센터장은 현행 규제 개선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규제 개선은 기업이 제기한 개별 애로를 사후적으로 검토해 특정 조항을 고치는 데 그쳐 구조적인 규제 병목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산업 단위로 규제 병목을 하향식으로 발굴하고 규제 시행 후 실제 산업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사후적 산업 경쟁력 영향평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배달 로봇·AI 기반 원격 의료 등 기존 법령의 정의가 부족한 신산업 분야에는 고위험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의 네거티브 규제를 설계하고 조건부 허용·성과 기준·사후 점검을 결합해 기업이 예측 가능한 조건에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가특구의 설계 방향도 제시됐다. 최종권 서울대 건설법센터 부센터장은 "메가특구는 단순히 면적이 크거나 규제 특례가 많은 특구가 아니라 비수도권에서 전략산업과 대규모 기업투자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광역적·종합적 실행 플랫폼"이라며 "특구 지정 때부터 앵커 기업 투자 계획과 전력·용수, 대학·연구기관, 정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 특례뿐 아니라 재정·금융·인력·정주 지원 등을 기업의 투자 주기에 맞춰 패키지로 묶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