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개편' 여파…학생·학교 늘어나는 경기교육 '비상'

정부 "학령인구, 성장률"…교부금 개편
전국 교육청 일제히 반발 "원점 재논의"
인건비, 유지관리비 계속 늘어나는데다
'학생·학교신설 최다' 경기도엔 직격탄

박종민 기자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기로 하면서 전국 교육청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데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학교 신설이 계속되고 있어 예산 마련 등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내국세 연동제→학령인구로 산식 변화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새로운 산식으로 교육교부금을 정할 계획이다. 교육교부금은 교육청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원으로, 이전까지는 내국세의 20.79%를 산정해 각 교육청에 자동으로 내리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국세와 연동하는 현행 방식은 재정 여건과 교육 수요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또 유치원·초·중·고교에 재원이 집중되는 반면 대학 등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개편 배경으로 들었다.

정부 개편안에 따르면 앞으로 교육교부금은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산정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교부금 증가 폭도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내년도 교육교부금으로 78조9천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7조2천억원가량 늘어난 규모이지만, 현행을 유지할 경우엔 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기존보다는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새 산식으로 산정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줄어드는 경우에는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차액이 발생하면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영유아·고등교육·평생교육 등에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학생 수·학교신설 전국 최다…경기도는 어떻게?

전국 교육청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인건비나 학교운영비 등 필수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본예산 기준 인건비로만 13조6천억원이 편성됐다. 전체 예산(22조9천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인건비를 포함한 총 경직성 경비는 전체 예산의 90%에 달한다. 물가상승과 인건비 등이 3%대 오르면 전년보다 1조원가량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예산에서 교육교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경기도교육청 총 세입(22조4천억원)중 교육교부금은 약 15조5천억원으로 69%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72%(17조1천억원) 수준까지 올랐고, 올해는 80%대(약 18조7천억원)로 치솟았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데다 신도시 조성 등으로 학교 신설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특수성까지 갖고 있다.

경기도 내 초·중·고 학생은 약 150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국에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경기도에서는 화성동탄·용인·평택·시흥·하남 등 신도시와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학생이 유입되면서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경기도에선 연평균 38개교씩 신설되고 있다. 학교 1곳을 신설할 때 드는 비용은 평균 300억원 수준. 매년 경기도에 학교를 짓는 데만 1조원가량씩 투입되는 것이다.

신도시와 달리 구도심이나 일부 농촌 지역에선 시설 유지비용이나 학생 감소에 따른 재편이 필요해 단순히 학령인구로만 상황을 인식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개편안 수용불가"…정부-교육청, 입장 평행선

연합뉴스

개편안을 놓고 정부와 평행선을 달리면서 교육청은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교부금 개편에 대응하기 위한 비공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 개편안이 실제 교육청 재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경기도의 교육 여건과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한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개편 이후 교부금 증가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교육청 자체 예산이 아닌 정부가 별도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역시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공식화 하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현행 내국세 20.79% 연동제를 유지하고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개편안에 대해 "내국세 연동제 폐지는 초중등교육에 대한 미래를 어둡게 하고, 국가의 교육투자 총량을 줄이는 후퇴"라며 "국회가 주도해 교육계 및 국민 의견을 모아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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