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의 역사를 쓰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천안 청수고등학교의 중심에는 3학년 세터 김주솔(175cm)이 있었다.
지난달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한국 중고배구 1차연맹전에서 청수고에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긴 주역이자, 다가오는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 사령탑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세터 최대어'다.
3일 제37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가 막을 내린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만난 김주솔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청수고는 준결승(4강)에서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여고부 최강 중앙여고를 상대로 5세트 끝장 승부까지 펼치는 치열한 혈투를 벌였으나, 한 끗 차이로 무릎을 꿇으며 결승 문턱에서 멈춰 섰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기량을 선보이는 마지막 쇼케이스였던 만큼 패배의 여운은 짙었다. 김주솔은 "중고배구연맹 마지막 대회인 만큼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와서 솔직히 정말 속상하다"며 "지난 삼척 대회에서 우승을 해봤지만, 당시에는 중앙여고나 선명여고 같은 강팀들이 모두 출전한 것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면이 있었다. 이번에는 모든 강호들이 다 모인 대회였는데 우승하지 못해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프로 사령탑들의 눈길이 쏠린 무대였기에 아쉬움은 배가 됐다. 그는 "드래프트 전 마지막 대회였는데 내가 가진 것들을 코트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에게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자책했다.
비록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즉시 전력감이자 미래를 이끌 대형 세터 자원으로 꼽히는 그의 주가는 여전히 높다. 세터로서 175cm의 좋은 신장을 지닌 데다 고교 입학 직후부터 팀의 야전사령관을 도맡으며 쌓은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도자들 사이에서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는 평가를 받는 비결에 대해 김주솔은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꾸준히 시합을 뛰면서 다양한 상황을 겪었고, 그때 쌓은 풍부한 경험이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프로 무대에 어필하고 싶은 자신만의 무기로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꼽았다. 그는 "공격수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다양한 플레이를 만드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경기 흐름을 읽고 공격을 풀어가는 플레이 메이킹을 내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실적인 보완점도 잊지 않고 짚었다. 김주솔은 "스스로 느끼기에 토스의 정확도가 때때로 살짝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프로 무대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토스의 정밀함과 함께 수비 능력을 조금 더 확실하게 보완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고교 시절 마지막 무대인 전국체육대회를 향한 칼날도 단단히 갈고 있다. 김주솔은 "CBS배에서의 아쉬움은 털어내고, 이제 남은 마지막 무대인 전국체전까지 다시 힘을 내겠다"며 "고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전국체전에서는 반드시 팀원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