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볼 좋다' 혀 내둘러"…데뷔 시즌 10홀드, 롯데 박정민의 독기 "2군서 이 악물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박정민. 김조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특급 신인' 우완 투수 박정민이 프로 데뷔 첫해 두 자릿수 홀드 고지를 밟으며 팀의 귀중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박정민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이 3-2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8회말 구원 등판했다. 박정민은 1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견인, 지난 6월 28일 LG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시즌 10번째 홀드를 따냈다.

위기관리와 집념이 돋보인 1이닝이었다. 선두 타자 이재현을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박정민은 후속 김지찬에게 기습적인 유격수 앞 번트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롯데 야수진이 2루를 노리던 김지찬을 침착하게 런다운으로 몰아 태그아웃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김성윤과 마주한 박정민은 9구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129km 체인지업으로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을 솎아내며 8회를 매듭지었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박건우는 경기 후 "정민이가 이를 악물고 던지는 느낌이었다. 평소 151km 정도 나오던 구속이 오늘은 153km까지 찍혔다"며 "구위뿐만 아니라 코스도 훌륭해서 오늘은 내가 특별히 한 게 없을 정도로 공 자체가 워낙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도 뒤에서 계속 공이 좋다고 감탄하더라. 고등학교 때만 생각하다가 프로에서 153~154km를 뿌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 역투. 롯데 자이언츠

번트 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더그아웃에서도 선두 타자가 잡히면 김지찬 선수나 김성윤 선수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기습 번트가 나올 거라 미리 귀띔을 해줬다"며 "번트 모션이 나오는 순간 공이 반대쪽으로 쏠려서 '큰일 났다' 싶었는데 다행히 잘 처리됐다"고 돌아봤다.

경기 후 만난 박정민은 "그동안 홀드 개수를 주변에서 자주 말해줘 알고는 있었지만 마운드에서는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며 "오늘 경기 전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올라갔는데, 막상 경기가 끝나고 10홀드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9홀드 이후 다소 부침을 겪으며 2군을 다녀오기도 했던 그는 반등의 비결로 제구력을 꼽았다. 박정민은 "10홀드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라 내가 놓쳤던 것"이라며 "2군에 머무는 동안 직구 커맨드가 잡혀야 스트라이크를 자신 있게 넣고 타자와 편하게 승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최우선으로 훈련했다"고 돌아봤다.

휴식과 투구 메커니즘에도 신경을 썼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커맨드가 안정되니 더 자신 있게 강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고, 자연스럽게 직구 구위도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롯데 자이언츠

가슴 철렁했던 8회 번트 상황에 대해서는 "건우 형이 미리 번트를 조심하라고 일러줘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정면 타구는 무조건 내가 직접 처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전력 질주했는데, 타구가 워낙 빨라 옆으로 빠져나갔다"며 "'안타구나' 싶었는데 다행히 주자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오늘 이기라고 하늘이 도와주는구나' 싶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승부처였던 김성윤과의 9구 승부에 대한 뒷이야기도 풀어놓았다. 박정민은 "오늘 등판하면 김성윤 선배와의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김성윤 선배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워낙 많이 던졌기 때문에 이번엔 극단적으로 다른 구종을 노리고 들어올 수도 있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평소 거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를 섞고 직구 승부를 이어가며 체인지업을 최대한 아꼈다"며 "마지막에 던진 체인지업이 의도한 볼 배합대로 맞아떨어져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마운드에서의 남다른 공격성에 대해서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결코 공격적인 성격이 아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것이 야수들에게도, 내 자신에게도 유리하다고 믿는다"며 "과해져서 흥분할 수도 있는 순간마다 (손)성빈이 형이나 건우 형이 중심을 잘 잡아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교 시절부터 배터리를 맞췄던 건우 형과 프로 1군 무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며 10홀드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해 더욱 뜻깊다"며 "포수 선배들의 리드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고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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