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개막을 코앞에 둔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전격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윤동희와 내야수 한태양을 1군 엔트리에서 전격 말소했다. 대신 손호영과 조세진을 등록하며 6연패 탈출을 위한 쇄신에 나섰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단연 윤동희의 제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일(14일)과 첫 경기인 대만전(21일)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제대회 차출을 목전에 둔 핵심 국가대표 선수가 1군에서 짐을 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6연패 수렁 속에서 김태형 감독이 꺼내 든 문책성 충격 요법의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올 시즌 윤동희의 추락은 뼈아프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2024시즌(141경기 타율 0.293, 156안타 14홈런 85타점, OPS 0.829) 당시의 날카로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반기 부진에 이어 후반기 28경기에서도 타율 0.258, 1홈런 12타점에 그치며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결단의 배경을 가감 없이 밝혔다. 김 감독은 "2군에 내려가서 뭔가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여기서 억지로 두 경기 내보내는 것보다 본인이 조금 더 느끼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장거리 타자가 아닌데 삼진 비율이 너무 높다. 공을 앞에서만 치려다 보니 대처가 늦어진다"라고 짚었다.
타격 메커니즘을 향한 진단도 냉정했다. 김 감독은 "스윙할 때 공을 따라가는 배트 스피드가 못 따라간다"라며 "포인트를 자꾸 앞에다 두고 한 방향만 보고 치려고 하니 공을 이겨내지 못한다. 공을 확실히 잡아놓고 스피드로 때려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동희가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외야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장두성 같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막힌다. 두성이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라며 외야 교통정리의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사령탑의 쓴소리는 플레이 태도로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라면 그 나이대에 맞게 그라운드에서 펄펄 뛰어다니는 활력과 매력이 있어야 한다"라며 "도루도 과감하게 시도하고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팀과 팬들이 기대하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 '2군행'이라는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 든 윤동희가 퓨처스리그에서 잃어버린 타격 밸런스와 야성을 회복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