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일본인 아시아 쿼터 우완 투수 이이무라 쇼타가 벼랑 끝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KBO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내며 팀의 7연패 추락을 막아냈다.
이이무라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이 3-2로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9회말 1사 1, 2루 위기 상황에 구원 등판했다. 이이무라는 대타로 나선 두 타자를 연속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침착하게 잡아내며 팀의 1점 차 신승을 매듭지었다.
이날 등판은 이이무라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지난달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다소 불안했던 김원중을 중간계투로 돌리고, 3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하며 호투하던 아시아 쿼터 이이무라를 새 마무리 투수로 전격 낙점했다.
하지만 보직 변경 직후 팀이 6연패 수렁에 빠진 데다 잦은 비로 우천 취소와 노게임이 겹치면서, 이이무라는 지난달 25일 KIA전 이후 무려 8일 동안 실전 등판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강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자칫 이날마저 패할 경우 시즌 최다 타이인 7연패를 기록할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순간, 마침내 새 클로저에게 뒷문을 걸어 잠글 기회가 찾아왔다.
마지막 9회말은 숨 막히는 혈투였다. 롯데는 1사 후 최형우와 르윈 디아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1사 1, 2루 동점 및 역전 위기에 몰렸다. 삼성은 최형우 대신 대주자 이진용, 디아즈 대신 대주자 양우현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폈다. 최형우의 안타 때 3루 코치가 2루 주자 이진용에게 3루 진루를 지시했으나 들어가지 못하며 벤치의 짙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삼성은 류지혁 타석에 대타 박승규를 내세웠다.
동점 혹은 역전 위기에서 롯데 벤치는 투수를 최준용에서 이이무라로 전격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운드에 오른 이이무라는 박승규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어 삼성은 박계범 타석에 대타 김태훈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이무라가 김태훈마저 2루수 땅볼로 침착하게 잡아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고 팀의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도 마침내 성사된 새 마무리 투수의 첫 등판과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이이무라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첫 마무리 등판에 나섰는데,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독했던 팀 연패를 직접 끊어내고 첫 세이브를 챙긴 이이무라는 "오늘 경기 등판할 때 마무리 상황임과 동시에 타이트한 상황이었다. 연패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꼭 막고 내려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연패 중에 팀 승리를 지킬 수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오랜 공백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비결로는 평정심과 루틴을 꼽았다. 이이무라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등판 전에 늘 해왔던 루틴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 대한 부담감 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차근 차근 하나씩 해나가고자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 대만 무대에서의 클로저 경험을 떠올리며 "KBO리그에 오기 전 대만에서도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었다. 특별히 그 역할이 맞다는 생각보다는 그 역할에 맞추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었다. 오늘 등판에서도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단순하게 그 역할에 맞게 던지려고 했다. 우리 팀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이 있다. 그 선수들과 함께 팀 승리를 위해 남은 시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