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의 철학적 선문답…국방개혁 고수에 해석 방점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는 것 있다"…이탈리아 소설의 구절 인용한 듯
헌법 수호 등 본질적 가치 고수하는 가운데 통수권자 지시 적극 이행한다는 뜻
사관학교 통합도 현 정책 유지로 해석…"미래 사관학교도 우리의 것"

질문에 답변하는 강신철 국방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사관학교 통합을 비롯한 국방개혁 과제와 관련해 알 듯 모를 듯한 선문답식 입장을 밝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의 인사청문회 준비팀 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참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거움을 느낀다"며 "국방장관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관학교 통합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사관학교가 어떤 모습이었든, 어디에 있었든, 어떤 이름이었든, 그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사관학교였다"며 지금의 사관학교도 우리 사관학교이듯 미래 사관학교도 우리의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목표연도(X연도)의 연내 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직답을 피한 채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없었더라면 전작권 전환은 존재하지도 않는 개념"이라고 답했다.
 
그는 군 통수권자의 지시와 본인의 철학이 상충될 경우 어떻게 처신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변하려면 변하지 않아야 되는 게 있고,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는 것이 있다"며 "그 두 개를 잘 구분해서 진짜 변화될 수 있는, 진정으로 변화될 수 있는 모습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이탈리아 소설가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의 소설 '표범'의 한 구절을 인용해 변형·확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설 표범 속 주인공은 새 질서의 탄생에 대응해 "모든 것이 지금처럼 남아있기를 바란다면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는 역설적 진리를 설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강 후보자의 답변 뒷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변화하려면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게 있다'는 앞부분 논지와 더불어 '이 두 개를 잘 구분'하겠다는 의지까지 결합해 더 풍부한 의미를 생성한다.
 
이런 맥락에서 강 후보자는 안보와 헌법 수호 등 바꿀 수 없는 본질적 가치를 고수하는 가운데 통수권자의 지시를 사리분별하며 적극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당면 현안인 사관학교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현행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현 사관학교의 이름과 소재지가 각각 달라도 결국은 대한민국 사관학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의미이기에 미세조정은 있을지언정 개혁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개각 인선을 발표하며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혁신의 새로운 길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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