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밀고 와" 공황 표현·류준열 목소리…'들쥐' 감독 해석[왓더OTT]

[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김홍선 감독
"설경구 헤어 의상 보고 '아, 끝났다'고…이규형 10kg 감량"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인생까지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제문재(류준열)와 돈을 되찾으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넷플릭스 제공

"벽이 밀고 들어온다고…"

실제로 공황을 겪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라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극 중 제문재(류준열)의 공황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경험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김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가위에 눌린 것과 다르게 자기 자신을 누르는 느낌이라고 하더라"며 "압도당하는 느낌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포나 두려움을 가진 표정을 보면 디테일한 떨림이나 눈의 초점 이동까지 다 보고 싶어하는 편이에요. 결정적인 부분에서 더 들어가고 더 들어가다 보니 타이트하게 나온 것 같아요.(웃음)"

이어 "공포물의 표본인 영화 '싸이코'(1962)처럼 직접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공포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홍선 감독은 작품 곳곳에 숨겨진 장치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문재가 평소에 집에 갇혀살지만 러닝머신을 꾸준히 하는 등 체력이 좋은 인물로 설정해뒀다"며 "노자가 땅에 묻힐 때는 손에 나무 꼬챙이를 쥐고 있다. 나름 심어뒀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 과정에서 공간과 조명도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은 "그 사람의 성격을 대변하는 거라 고민을 했다"며 "제문재의 공간은 스스로 파고들어 자신을 격리하는 것이기에 혼자만의 성을 구축하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들쥐의 공간은 굴속에 있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조명도 제문재가 초반에 들쥐를 만나는 장면처럼 붉은색과 푸른색을 활용해 색채 대비를 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음악에도 공을 들이며 비화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레퀴엠 밖에 생각이 나지 않더라"며 "사실 후반부 배 안에서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에서 원래 '스탠바이 미'를 사용하려고 했다. 정체성이 뒤엉킨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이질적이면서도 슬펐다"고 말했다.

다만, 저작권 문제로 해당 곡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김 감독은 "그 장면을 무음으로 해놓고 음악을 들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설경구 헤어 의상 보고 '아 끝났다'고…이규형 10kg 넘게 감량"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지인 반응에 대해 "예전에는 '잘 봤어' 이 정도는 해주셨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봤다'고 얘기해주시더라"며 "전개를 빠르게 가면서도 이해하도록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서 제문재 역을 맡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까지 두 인물의 표현 방식을 바꿔보며 다양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두 인물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으로 목소리를 택했다.

"외모도 외모지만 결국 사람은 목소리로 보여지거든요. 류준열, 박윤호 배우의 목소리를 5대5, 6대4 등으로 섞어보려고 했는데 결국 류준열 배우 목소리 100%로 하게됐죠."

이번 작품에 함께한 배우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 "1인 2역이 도전이었겠지만, 영화 '올빼미'(2022)에서 보여준 느낌처럼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서로 인물에 대해 다양하게 연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경구에 대해 "하신다고 했을 때 치트키 같은 느낌이었다"며 "헤어와 의상을 설정하고 딱 등장했을 때 '아, 그냥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규형에 대해서는 "작품에서 혼자만 정체성을 가진 중요한 역할이었다"며 "할 게 많은 다른 인물과 달리 보여줄 건 없으면서도 마지막에 끌고 가 터트리는 인물이라 혼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했던 이규형의 체중 증·감량 비화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본인은 파워있는 형사가 되고 싶었던 거 같다"며 "20여 일 앞두고 10kg 넘게 감량한 걸로 알고 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제문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작품에는 좋은 사람도 없지만 나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극 중 제문재가 커튼을 닫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청자 한 사람의 입장으로 응징이었어요. 그 안에 가두고 나오지 마라는 느낌이었죠. 열릴 결말이라 상상하시는 대로 다 될 것 같아요.(웃음)"

'들쥐'는 공개 3일 만에 2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5위에 오르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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