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할 때 정강이 보호대는 꼭 해야 해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나카무라 게이토. ESPN X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가 조금은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땀에 젖어있는 걸 보면 수업이 끝난 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다 온 느낌이었다.

"아빠, 축구할 때 정강이 보호대를 꼭 해야 해요?"

사연을 물었더니 학교에서 축구를 하는데 한 친구가 "정강이 보호대를 차야 축구를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했단다. 왜 그런 친구들은 꼭 있었다. 운동화 대신 축구화를 신고 학교에 왔던 친구들 말이다. 아이가 말한 친구도 축구화를 신고 다니는, 축구 교실에서 축구를 배우는 친구였다.

"정강이 보호대(신가드)는 안전하라고 차는 거야"라고 설명했더니 아이는 대뜸 "알아요. 그런데 이번에 월드컵을 볼 때 보호대를 안 하고 뛰는 선수도 있는 것 같던데요"라고 응수한다.

누굴 봤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선수가 몇몇 있어 검색을 했다. 아이가 월드컵 때 봤던 선수는 일본의 나카무라 게이토였다. 당시 영상, 사진 등을 살펴보면 나카무라의 양말은 발목에 걸쳐 있다. 미니 신가드를 착용했지만, 정강이가 훤히 드러나 있다. 아이가 보기에는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설명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규칙이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규칙에 따르면 선수의 필수 장비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강이 보호대다. '적절한 소재와 알맞은 크기로 제작되고, 보호의 정도가 무리가 없으며, 스타킹으로 덮여야 한다. 선수는 정강이 보호대의 크기와 적절성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적혀 있다. '정강이 보호대가 우연히 벗겨진 선수는 가능한 빨리, 그리고 플레이가 중단되기 전까지 다시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일단 정강이 보호대가 필수라는 규칙은 이해를 시켰다.

작아지는 신가드. BBC 홈페이지

아이도 "그럼 그 친구 말이 맞네요. 신발장에 있는 아빠 보호대 제가 써도 돼요?"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내 "근데 아까 일본 선수처럼 작은 보호대를 써도 되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규칙에서는 '필수'는 강조하지만, 소재, 크기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소재와 크기에 대해서는 적절한, 알맞은이라는 표현만 쓰고 있다. 덕분에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뛰기 위해 보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2021년 알레이스 비달은 두꺼운 종이(cardboard)로 만든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뛰다가 발목 윗 부분을 15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루이스 홀트비는 올해 미니 신가드를 착용하고 뛰다가 상대와 충돌해 정강이 뼈가 드러날 정도로 크게 다쳤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나카무라는 물론 잭 그릴리시 등도 작은 정강이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나선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규정 위반도 아니다.

아이에게 미니 신가드를 착용한 몇몇 선수들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저 정도면 정강이 보호를 못하는 것 아니예요?"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선수들의 정강이 보호대가 점점 작아지는 이유는 뛰기 편하기 때문이다. 주드 벨링엄이 스타킹 뒤에 여러 개의 구멍을 내고 뛰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정강이 보호대를 차고, 스타킹까지 신으면 움직임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여러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물론 과학적으로 충분한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