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축제 '차가운 게라멘' 116명 식중독 호소…"700그릇 남았다" 글에 재사용 의혹[이런일이]

문제의 차가운 게라멘. 오른쪽은 여름 행사 당시의 점포 모습. 엑스(X) @Sanzou3506, @rinne_channel 캡처

일본 도쿄의 대표 여름 축제에서 한 그릇 2천 엔(약 1만 7천 원)짜리 차가운 게라멘을 먹은 116명이 탈이 났고, 이 가운데 78명이 살모넬라균 식중독으로 확정됐다. 라멘을 판 점포는 7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격투기 선수 출신 점주는 영업을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마주하겠다며 사과했다.

도쿄도 보건의료국이 3일 발표한 '미나토 보건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라멘은 8월 22일과 23일 미나토구에서 열린 '아자부주반 납량축제(麻布十番納涼まつり)'에서 일본요리점 '갓포 코메오'가 점포에서 조리해 행사장으로 가져가 판 '냉 게라멘(冷やし蟹ラーメン)'이다. 옥수수 두유 국물에 면을 말고 소프트셸크랩 튀김을 올린 메뉴였다.

지난달 26일 낮, 축제에서 이 라멘을 먹은 뒤 몸이 아프다는 첫 신고가 접수됐고, 조사 결과 축제에 온 78명이 23일 새벽 1시부터 26일 오후 4시 사이에 설사와 복통, 발열 증상을 보였다. 환자는 1세부터 61세까지 남성 48명과 9세부터 47세까지 여성 30명으로, 47개 의료기관에서 51명이 진료를 받았고 입원한 3명은 모두 퇴원했다.

환자 분변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고, 환자 전원에게 공통된 식사가 이 라멘뿐이었던 데다 잠복기 분포도 살모넬라균과 일치해 보건소는 이날 식중독으로 확정하고 점포에 7일간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원인균이 확정되기 전부터 온라인에서는 재료 재사용 의혹이 번졌다. 현지 매체 J-CAST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50개 그룹 76명이 몸이 아프다고 신고했고 대부분 23일에 라멘을 먹은 사람들이었다. 점주가 축제 첫날인 22일 X에 비로 축제가 중지돼 700그릇이 남았다고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나토 보건소는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재사용 가능성이 높다고 취재에 답했고 점포는 공식 X에서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반박했다. 3일 발표는 원인균을 특정했을 뿐 재사용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점포가 게재한 "아자부주반 축제가 비로 중지돼 700그릇이 남았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지길"이라는 내용의 글. 해당 점포 엑스(X) 계정 캡처

점포의 700그릇 관련 게시글에 달린 답글들. 해당 점포 엑스(X) 캡처

실제로 점포 X 계정에는 축제 첫날인 22일 오후 8시 14분 "아자부주반 축제가 비로 중지돼 700그릇이 남았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지길"이라는 글이 게재돼 있다. 이 게시물은 4일 기준 조회수 835만 회를 넘겼고, 식중독 의심 신고가 알려진 26일부터 댓글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노점에서 먹고 식중독 걸린 사람이 꽤 있는 것 같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뭐라도 말해라", "여기서 대응을 잘못하면 신용을 잃어 요리사로 끝나지 않는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첫날 남은 재료를 설마 이튿날 쓴 건 아니겠죠? 제대로 해명하라", "국물을 버리지 않고 다음 날에도 썼다는 건가"처럼 재사용 의혹을 직접 묻는 댓글도 이어졌다. "적어도 '식중독 확인 중'이라고는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점주는 격투기 이벤트 '브레이킹다운'에 출전했던 인물로 '세계에서 싸우는 요리사'를 내걸고 2023년 이 가게를 열었다. 그는 영업정지 처분 발표 직후인 3일 오후 점포 X 계정에 올린 사과문에서 "몸이 아프신 분들과 가족, 관계자 여러분께 크나큰 고통과 폐, 걱정을 끼친 점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요리사로서 가게를 지금까지처럼 계속 영업해도 되는지, 한 번 영업을 멈추고 이번 일과 처음부터 마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식중독 사고로 인해 일본 내 여러 미식 행사들은 그의 게라멘 브랜드의 출점 취소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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