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처벌 후 끝' 막는다…출소 전부터 치료·회복 연계

복지부, 내년 마약류 중독 치료·회복 예산 134억원…38%↑
기소·집행유예부터 출소 예정자까지 치료 대상 발굴
마약 중독 별도 건강보험 수가 도입…권역치료기관 13곳으로 확대

연합뉴스

정부가 마약류 사범에 대한 대응을 단기 재활교육에서 전문적인 중독 치료와 지역사회 회복 지원까지 확대한다.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교정시설 출소 예정자까지 치료 대상자로 발굴해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회복 연계와 치료 기반 확충을 위해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 올해보다 38% 늘어난 134억원을 편성했다고 4일 밝혔다.

우선 22억원을 새로 투입해 가칭 '마약류 사범 중독치료 연계 강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사법 절차의 각 단계에서 마약류 사범 가운데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찾아 전문의료기관으로 연결하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회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나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람과 교정시설 출소 예정자 등이다. 기소유예 대상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위원회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지원한다.

전담인력이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상담·평가한 뒤 치료보호기관에 치료를 의뢰한다. 치료가 끝나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고위험군 전담 사례관리자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자조모임과 가족 상담 등 회복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그동안 마약류 사범에 대한 대응은 단기 재활교육에 치우쳐 전문적인 의료기관 치료로 이어지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독 치료의 난도가 높은 데 비해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전문치료기관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돼 왔다.

정부는 마약류 중독 치료에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초기 해독치료부터 단약과 증상관리를 위한 지속치료, 외래진료와 지역 재활기관 연계까지 치료 단계별로 의료기관에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올해 안에 수가를 개발할 계획이다.

지역의 중추 치료기관인 권역치료보호기관도 현재 11곳에서 내년 13곳으로 늘린다. 마약 중독자 표준진료지침을 개발·보급하고, 올해 중독 치료·재활 전문인력 80명을 양성하는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마약류 사범은 빠르게 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투약뿐 아니라 밀수·밀매·소지 등을 포함한 마약류 사범은 2005년 7100명에서 지난해 2만3400명으로 20년 사이 약 3.3배 증가했다. 식욕억제제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따른 중독 문제도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마약류 중독이 자율성을 손상하는 뇌질환으로, 조기에 개입해 꾸준히 치료하면 회복과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마약류 재사용과 재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이선영 정신건강정책관은 "마약류 중독은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문적인 치료와 회복을 지원하고 지역의 치료 기반도 지속해서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은 정부안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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