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 일대 산업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10일 경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이번 주말 안강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가 예정되면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둘러싼 민·관 갈등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경주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강두류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투쟁위원회는 오는 5일 오전 9시 안강종합운동장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북경주행정복지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투쟁위는 집회에서 경주시가 폐기물 사업자 중심의 행정을 중단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환경·지역개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오는 10일로 예정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해당 안건을 부결하고 두류 산업폐기물 매립장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투쟁위는 경주시가 도시관리계획 결정 공고문에서 제시한 신규 매립장 추진 사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주시는 공고문을 통해 "관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관외로 보내지 않고 자체 처리함으로써 물류비용 및 탄소배출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의 변경 사유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투쟁위는 현재 경주지역은 자체 배출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외부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다며, 관내 폐기물 자체 처리를 신규 매립장 설치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강 두류리 일대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은 지난 2017년 처음 추진됐다.
당시 경주시는 주민 수용성과 환경 영향 등을 이유로 사업계획에 부적합 통보를 내렸고, 사업자는 이에 반발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법적 공방은 대법원까지 이어졌으며, 경주시는 최종적으로 사업 추진을 막아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3년 새로운 업체가 유사한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매립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됐다.
경주시는 2024년 1월에도 주민 건강과 환경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계획에 부적합 통보를 내렸지만 같은 해 6월 경북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업체 측 청구를 인용한 것이다.
주민대책위는 특히 같은 사업을 놓고 과거와 다른 행정심판 결과가 나온 점을 문제 삼고 있다.
2017년에는 경주시의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된다는 취지로 사업자 측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7년 뒤 비슷한 사업에 대해 경주시가 주민 건강과 환경 문제를 이유로 부적합 통보를 내렸음에도 행정심판위원회가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비판하고 있다.
경주시는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산업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행정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현재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강희 경주시의회 의원은 "경주시가 관내 산업폐기물 처리를 위해 매립장을 건설하겠다는 논리는 명확한 주민 기만으로 민간사업자의 하부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현재 진행 중인 행정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