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로암점자도서관이 최근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집필한 단편소설을 엮어 문집을 발간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이야기와 상상을 책으로 펴낸 시각장애인들은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창작 역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힐링하는 글쓰기, 마음이 빛이 될 때'.
시각장애인 8명이 직접 쓴 단편소설을 엮은 문집입니다.
살아오며 마주한 기억과 경험을 담은 이야기부터, 가족의 사랑과 일상을 풀어낸 이야기, 상상력을 더한 스릴러까지.
서로 다른 삶과 시선을 담은 다채로운 읽을거리가 한 권의 책에 담겼습니다.
[엄다솜 / '힐링하는 글쓰기' 참가자]
"오랫동안 상상했던 것을 기록할 수 있어서 마음이 굉장히 즐거웠고요. 상상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가 상상했던 걸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로암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이 글쓰기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지난 2020년부터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문집은 참가자들이 8주 동안 정명섭 작가와 함께 이야기 구상과 집필, 퇴고와 출간까지 전 과정을 거쳐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단순히 수업에서 쓴 글을 묶은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목소리를 작품 속에 녹여내며 완성도 높은 단편소설로 다듬어냈습니다.
[정명섭 / '힐링하는 글쓰기' 지도 작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어떤 생각들을 텍스트로 풀어내서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해 주기 위함인데, 이 분들은 거기에 대한 목적성이 굉장히 뛰어나거든요. 삶의 애환이라든지 아니면 남들보다 조금 복잡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만 해도 하나의 문학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상을 뛰어넘어서 자신만의 글쓰기를…"
이번 문집은 시각장애인들의 창작 역량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일기장에만 남겨 뒀던 마음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도 글을 통해 다른 사람과 만나게 됐습니다.
[정솔 / '힐링하는 글쓰기' 참가자]
"제 마음을 좀 표현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어도 일기로만 쓰니깐 그런 걸 남에게 보여줄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민경 / '힐링하는 글쓰기' 참가자]
"제 꿈이 정말 저만의 책을 한 권 내자는 거였는데 받고 너무 좋았습니다. 요새는 또 중도 실명자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래서 집에만 있고 이렇게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 보면 이렇게 글을 많이 쓰시는 분들 주위에 많이 봤거든요."
한 권의 책을 완성한 경험은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창작과 도전을 꿈꾸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실로암점자도서관도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글쓰기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며 시각장애인의 창작 활동 기회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안시아 / '힐링하는 글쓰기' 참가자]
"일반인들보다 눈만 안 보일 뿐이지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저시력 분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글이든 뭐가 됐든 충분히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재은 점역사 /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도서문화팀]
"저희 이용자분들이 '힐링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말 작가로 데뷔하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문집 '힐링하는 글쓰기, 마음이 빛이 될 때'는 실로암e도서관 아이프리에서 전자자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북카페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