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날 한국 사회 안에서 무슬림은 낯설고 두려운 대상, 때로는 경계해야 할 타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문화 시대의 낯선 이웃을 우리는 왜 '두려움'과 '적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되었을까요?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맹목적인 혐오를 넘어, 올바른 공존의 길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원희 기자입니다.
[기자]
2020년부터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현수막과 탄원서에는 '무서움', '생존권 위협', '테러'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최근 한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 이주화 대표이맘은 일부 극단주의 집단의 테러나 과격함이 이슬람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이주화 대표이맘 /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
"이슬람에 대한 신학적 비판도 가능하며, 꾸란에 대한 기독교적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표현은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입니다. '무슬림은 모두 위험하다'라는 말은 사람에 대한 편견이 될 수 있습니다."
이슬람에 대한 비판과 이슬람에 대한 혐오를 반드시 구분해야 된다는 겁니다.
대구 이슬람 사원 사태를 직접 조사했던 조아라 변호사는, 이 갈등이 단순한 님비 현상을 넘어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공포가 배타적 논리로 둔갑하고, 그 배타성에 기초한 막연한 오해와 두려움이 어떻게 혐오를 증폭시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런데 이 배타적인 움직임의 이면에는 개신교계의 그릇된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옵니다.
한 교계 전문가는 이것이 단순한 정보의 부재를 넘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 '무지에의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며, 그 기저에는 교회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교세 감소와 사회적 신뢰 하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수세적 방어기제로써,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이 혐오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최형묵 목사 / 천안살림교회 담임
"분단 체제 하의 한국 현대사 가운데 오랜 시간 동안 한국 기독교는 타자를 정죄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는 습성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런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내부 결속을 강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고립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기독교와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기독교의 핵심인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십자가의 구원 사건을 이슬람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서로 타협할 수 없는 명백한 신학적 간극이 존재하는 만큼, 이슬람의 교리를 옹호하거나 맹목적으로 무슬림을 수용하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상대를 향한 적대감이나 비인격적인 모욕의 근거가 되면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막연한 편견을 내려놓고,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평화로운 이웃으로 공존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CBS 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