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국교위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 제도 공론화 주요 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에 관한 심의'를 하기 위한 임시회의를 열었다. 이날 임시회의는 위원 19명 중 11명의 요구로 소집됐다.
이들은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위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채 대입제도특별위원회가 검토 중인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안을 공론화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임시회의에서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관련해 인공지능(AI) 채점의 신뢰성 논란, 학생과 교사의 부담 가중, 사교육 확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반상진 위원은 "AI가 만능은 아니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AI의 순기능만 얘기하지 말고 역기능에 대비해야 정책을 설계할 때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연취현 위원은 "선생님들이 평가한 것과 AI가 평가한 것이 상당한 차이가 날 때 학부모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건영 위원은 "AI 평가는 한계가 있고 결국 모든 아이를 AI에 예속되게 할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시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연 위원은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가중되고 자칫하면 하나의 짐을 더 부과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불안해한다"고 했다.
이현 위원은 "사교육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며 교육 과정 문제부터 차분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의에 앞서 공개 여부를 두고 차 위원장과 위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차 위원장은 "대입 제도 논의가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비공개 회의를 제안했지만 임시회의 소집을 요구한 위원 상당수가 "국민이 공론화 과정을 알아야 한다"고 반발하며 공개를 요청했다. 결국 국교위는 회의를 2시간 넘게 언론에 공개한 후 비공개로 전환했다.
앞서 국교위는 지난달 5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평가 도입 검토 등을 골자로 한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고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교육 현장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국교위는 10월 말 대입제도 개편안을 포함한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발표한 뒤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