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쏠쏠…모임통장도 '파킹'한다

류영주 기자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면서 고금리에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예금 쏠림 현상도 일고 일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1005조 2319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전월 말 대비 20조 292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넉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5월 7조5327억 원, 6월 4조 6837억 원, 7월 35조 5401억 원으로 5월과 6월에 비하면 최근 예금 잔액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9천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6천선까지 주저앉은 뒤 박스권에 오래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환경도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 10년물 장기 국채 금리가 장중 4.82%를 기록하며 20223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물가 관련 지표들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7월 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도 0.25%p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는 3.0%로 올라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극심한 증시 변동성에 고금리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주식시장보다 안정적으로 돈을 지킬 수 있는 예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 쓰고 이자 받고…올리브영 할인쿠폰까지

금리인상에 따른 '역머니무브'에 발맞춰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2.0%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카드쓰담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2.0%이며 우대금리 항목은 △신용카드 우대금리(연 6.0%p) △평균잔액 우대금리(연 2.0%p) △급여 첫거래 우대금리(연 2.0%p)로 구성돼 있다.

'KB카드쓰담적금'은 6개월 만기의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1만원부터 3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총 10만좌 한도로 판매한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9.0%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적금 9단'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총 20만좌 한도로 출시한 1년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출시 보름만에 10만좌 판매를 돌파했다.

하나은행은 CJ올리브네트웍스와 제휴를 맺고 최고 연 5.0% 금리를 제공하는 'CJ ONE 내맘적금'을 판매중이다. 'CJ ONE 내맘적금'은 기본금리 연 2.0%에 자동이체 우대금리 연 0.5%, 특별우대금리 연 2.5%를 더한 최고 연 5.0%가 적용되며, 월 50만원 한도로 최대 6개월 가입 가능한 정액적립식 상품이다. 올리브영 최대 1만원권 할인쿠폰도 증정한다.

저축은행 파킹통장 인기에 저축은행 거래자 첫 1만명 돌파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도 인기가 높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에 예금이 몰리면서 저축은행 거래자가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여·수신 거래자 수는 총 1016만9270명으로 집계됐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최근에는 모임 통장 등 회비를 '파킹통장'으로 관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관리가 쉽고 계좌 개설이 편한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이 인기가 높다.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통장 안의 '금고'처럼 자금을 넣어놓고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루만 맡겨도 연 1.6% 이자가 붙으며 최대 1억원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세이프박스는 9월 초 기준 누적 1200만 좌를 돌파했다. 20대 이하 25%, 30대 34%, 40대 23%, 50대 이상 16%으로 전 연령에서 고르게 인기가 높다.  

직장인 A씨도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에 가족 모임 회비를 모으고 있다. 엄마와 아빠, 누나까지 4명이 매달 10만 원을 회비로 넣는다. A씨는 "곧 있으면 부모님 칠순이라 통장에 모인 돈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일반 통장처럼 입출금이 쉬운데다 이자도 더 붙어서 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의 '나눠모으기' 통장 역시 토스뱅크 통장에 연결해 개설하는 입출금 통장으로, 별도 클릭 없이 매일 자동으로 이자가 지급된다. 생활비·비상금·여행비·경조사비 등 용도별로 최대 30개까지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계좌마다 별명을 설정해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이 상품은 여러 계좌에 나눠 돈을 보관해도 각 계좌마다 매일 이자가 적립되는 '일복리'로 이자가 붙는 구조라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다. 지난 2024년 2월 출시 이후 100일만에 100만좌를 돌파했다. 4일 기준 누적 계좌는 약 655만좌로, 1인당 평균 약 2.68개의 토스뱅크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2년간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중단했던 신한은행이 올해들어 여섯번째 한정 판매에 나섰고, 주요 은행에서도 최고 연 3%대 후반의 예금상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며 "조달비용이 더 오르기 전에 특판과 수신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자금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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