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 정국'에 공동전선 구축한 보수…빅텐트 가능할까

국민의힘,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신약 청탁 의혹' 집중
한동훈 장외 공세…김 후보자-브로커 통화 녹취록 연일 공개
국힘 "녹취까지 공개…탐욕의 종합판" 힘 합쳐 공세
보수 총결집 모멘텀?…장 '한, 연대 안돼'vs한 "맹목적 증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 윤창원 기자

개각 인사청문 정국을 고리로 보수 야권이 대여(對與) 공동전선을 폈다.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라는 '공공의 적'이 등장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갈라섰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까지 잠시 보폭을 맞추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공조는 '청문용 일시 동맹'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후보자 낙마를 겨눈 화력 집중과 달리, 당내 봉합되지 않은 징계 정국 등 갈등의 뇌관은 그대로기 때문이다.

국힘·한동훈 김승원 후보자 '신약 청탁' 의혹 집중 공세

공세의 최전선은 김승원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청탁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특정 제약사 치료제의 임상 승인을 재촉하고 금품 수수를 약속받은 혐의(알선뇌물약속)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공격 지점으로 삼았다.

장동혁 대표는 "김 후보자는 브로커를 주점에서 만나, '후원금 한도 500만 원이니 일 잘 되면 후원금 넣으면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직접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것이 '뇌물공여' 약속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장외 공세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한 의원은 수사 무마 외압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 씨의 통화 녹취록, 김 후보자가 영장 담당 판사·양 씨와 함께 찍힌 2022년 2월 사진 등을 잇달아 SNS에 공개하며 "우연히 마주쳤다"는 후보자 측 해명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왼쪽)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를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도 이에 힘을 실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승인 시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취지의 녹취까지 공개됐다"며 "브로커발 주가조작과 도당 비자금 의혹으로 이어지는 탐욕의 종합판"이라고 비판했다.

공세는 용혜인 후보자의 과거 이력으로도 번졌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가 몸담았던 노동당·청년좌파 시절, 비공개 조직(언더조직)이 여성 활동가에게 성차별적 규율과 사생활 통제를 강요했다는 폭로를 겨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그 비밀조직은 김길오 대표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혼전순결, 연애금지 등의 강령을 갖고 내부 성폭력을 일삼아온 폐쇄적 사이비종교 집단에 가까운 조직"이라며 "용 의원은 침묵하고 방조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는 장관이 돼도 비례대표직을 유지하겠다며 논란을 자초했다"며 "남편이 당직자로 5년간 1억 2천만 원가량 급여를 받아온 사실까지 드러나며 '가족당' 논란이 커졌고, 정치자금 약 3억 원을 특별당비로 납부해 일부가 남편 급여로 돌아갔다는 의혹으로 고발까지 당했다"고 지적했다.

청문 정국 공세로 국힘 지지율 반등…이대로 빅텐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윤창원 기자

공세가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등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5%p 오른 30%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p 내린 38%, 이재명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인 40%였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청문 정국을 계기로 장동혁 지도부와 한동훈 의원, 개혁신당을 아우르는 '보수 대통합 빅텐트'론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의원이 당 밖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는 만큼, 이번 국면을 보수 총결집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단일대오여도, 물밑의 당 주도권 다툼은 그대로다. 무엇보다 징계 정국의 앙금이 남아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달 각종 논란을 일으킨 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진 의원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고, 권·서 의원은 각각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들은 평소 당권파에 비판적인 친한동훈계 의원들로 분류된다.

더구나 장동혁 대표는 최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한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고, 이에 한 의원은 SNS를 통해 "맹목적 증오심"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청문 정국의 공동전선이 '일시 동맹'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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