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규제 특례'를 근거로 최근 퇴임한 문인 전 광주 북구청장을 객원교원으로 특례 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산업계 전문가를 신속하게 영입해 대학의 역량을 높이겠다는 제도 취지와 달리 채용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정년 기준까지 완화되면서 대학이 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경력 관리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채용 예외·정년 규제 풀자…퇴임 정치인이 교원으로 임용
7일 전남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 1일자로 문인 전 광주 북구청장을 전남대 산업대학원 소속 비전임 객원교원으로 특례임용했다.이를 위해 전남대는 지난 7월 30일 '비전임교원 인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비전임교원 임용 특례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교육부의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 규제 특례'를 전남대 규정에 반영한 것으로, 공공기관 등에서 임원급 이상 직위를 5년 이상 역임했거나 전문성이 인정되는 인사를 비전임교원으로 임용할 때는 공개채용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아울러 교육공무원법상 규정된 대학 교원의 정년인 65세 정년 기준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조정됐다.
1958년생인 문 전 청장은 이 규정이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특례임용 1호 대상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임용은 교육부가 특례 제도를 도입한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따져볼 대목이 적지 않다.
당초 교육부가 글로컬 대학에 비전임교원 규제 특례를 허용한 목적은 반도체·에너지 등 첨단 전략산업 분야의 현장 실무 전문가나 해외 석학을 유연하게 수혈해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있었다.
하지만 비전임교원 인사 규정 개정을 심의한 지난 7월 16일 전남대 교수평의회 제18차 본회의 과정에서도 "외부 산업계 전문가 유치라는 목적을 살리고 무분별한 범위 확장을 방지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실제 임용 내용에서도 전공 및 전문 분야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고시 합격 후 건설 행정 분야를 주로 거쳐온 문 전 구청장은 토목공학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나 특정 학과가 아닌 '산업대학원' 소속 객원교원으로 배속됐다. 또한 현재까지 구체적인 학사 배정이나 연구 과제 역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 전 청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K-방산 특화나 시도 통합 관련 지원 등 지역 산업 협력에서 역할을 찾아볼 계획"이라면서도 "강의나 연구 등 세부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대학의 방침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명확한 역할이나 교원 활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용 절차가 먼저 마무리된 셈이다.
검증 과정의 투명성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남대 측은 9월 1일 자로 임용된 비전임교원 명단과 구체적인 선발 기준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규정상 별도의 특례임용 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했지만 심사 기준과 평가 내용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졌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문 전 청장과 이근배 전남대 총장이 국무총리실 산하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에 함께 위촉돼 활동하고 있는 점도 공정성 측면에서 입길에 오르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대학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도입된 규제 완화 조치가 명확한 활용 기준과 검증 절차 없이 운용될 경우 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대 관계자는 "문 전 청장은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풍부한 공직 경력 등 비전임교원 특례임용 요건을 충족했다"며 "대학 심사위원회가 기준 적합 여부를 심사해 적법하게 임용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