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는 왜 안 죽나 몰라.(웃음)"
평소에도 말이 없어 더 무서웠단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에서 노자(설경구)를 끊임없이 쫓는 사냥꾼(박종환)을 두고 한 말이다.
배우 설경구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종환과는 영화 '생일'(2019)에서 만났어요. 대사도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그 아이가 평소에 말이 없어요. (이번 작품에서) 진짜 찐득이였죠.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웃음)"
설경구가 연기한 노자 역시 작품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극 중 노자는 자신의 돈을 가져간 제문재(류준열)를 3년 동안 찾아다니며 분노를 표출하는 인물이다.
노자의 외적인 모습은 분장팀의 도움을 받았다.
설경구는 "분장팀이 첫날부터 올백으로 머리스타일을 만들었다"며 "사실 수염 관리하는 팀장과 끊임없이 싸웠다. 계속 수염만 보더라. 그 집요함으로 인해 화면에서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게 나왔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상은 기성 양복이었는데 단벌이어서 양복으로 안 보이더라"며 "전성기를 지난 조직폭력배 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문재와 노자는 돈을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관계로 시작하지만, 결국 서로 진실을 파헤치는 관계가 된다.
설경구는 극 중 두 인물에 대해 "노자가 자신의 돈을 가져간 제문재를 정말 죽이고 싶어하지만 결국 노자한테 문재가 희망이고 문재한테도 노자가 희망이어서 서로 맞춰가는 관계로 바라봤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 속에서 노자는 '들쥐'를 보지를 못한다"며 "그러다 보니 의심하면서 제문재를 믿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준열 호흡? 물 흐르듯…작품 설정 넘어 현실적인 경고로 다가와"
촬영 현장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작품 초반 편의점에서 제문재 얼굴을 구둣발로 차는 장면은 설경구가 직접 소화하지 않고 대역을 활용했다.
설경구는 "얼굴 부분이라 제가 했으면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괜히 하겠다고 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한 달을 쉴 수 도 있다. 그때는 빨리 빠져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후반부 노자가 땅에 파묻히는 장면에서 얼굴에 묻은 흙의 정체도 공개했다. 그는 "진짜 흙이 아니고 빵가루로 되어 있어서 먹어도 됐었다"고 웃었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전했다. 설경구는 영화 '올빼미'(2022)를 눈여겨 보고 류준열과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 같은 대본이 준열이에게 갔다고 하길래 그때는 같은 소속사여서 홍보팀을 통해서 같이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작품을 해보니 전혀 불편함 없이 아주 물 흐르듯이 했다"며 "준열이와 사담하다가 카메라가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인 2역을 소화한 류준열에 대해 "처음에 '들쥐'의 목소리를 듣고 준열이가 녹음한 건가 싶었다"며 "목소리를 통해 미묘한 차이를 뽑아내더라"고 찬사를 보냈다.
영화 '길복순'(2023), '킹메이커'(2022) 등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김성오와의 재회도 즐거웠다고 밝혔다. 김성오는 '들쥐'에서 신분세탁업자 박승규 역을 맡았다.
"'길복순'에서 제게 일방적으로 맞았었는데 이번에 몇 대 때린다고 진짜 좋아했어요. 진짜 발이 얼굴 여기까지 왔어요.(웃음)"
이어 "상대방에 대해서 간 보는 것도 없이 바로 이야기 들어갈 정도로 서로 불편함 없는 사이"라며 "변상현 감독과 가끔 만나서 술도 마신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보며 설정을 넘어 현실적인 경고처럼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목소리만 가지고 변조할 수 있다고 하니까 편리함이 후에 큰 피해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다른 내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할 수 있다고 생각도 들어 끔한 경고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들쥐'는 공개 3일 만에 2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5위에 오르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