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등을 상대로 수십억원대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구속됐던 전남광주의 한 치과의사가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된 뒤 다시 진료에 복귀하면서 기존 교정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계속 치료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미 치료비를 모두 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 교정을 시작했는데 사기 기사를 보고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불안감을 호소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장기로 받아야 하는 치료인데 금액을 이미 모두 지불했다. 수사 중인데 계속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아이들 교정비를 이미 다 내놓은 상태라 걱정된다"거나 "환불을 요청했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치과 원장 A씨는 환자와 지인 등을 상대로 보험과 투자 등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자 10여 명에게 16억여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송치한 데 이어 지난달 추가 고소 사건을 수사해 피해자 26명, 피해액 50억원대 규모의 사건을 추가 송치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A씨 관련 피해자는 모두 44명으로 피해액은 68억원대에 달한다.
A씨는 일부 환자들에게 치과 명의로 가입한 보험에 돈을 넣으면 거액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하거나 치과 관련 단체에 돈을 예치하면 지원금과 함께 진료비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치과는 A씨가 설명한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없었고 관련 치과단체에도 이 같은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 역시 다른 투자자에게 속아 피해를 봤다는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A씨는 추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지만 이후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돼 현재 다시 자신이 운영하던 치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적부심 과정에서 A씨는 이미 진료비를 선수납한 환자들이 적지 않은 데다 기존 환자들의 치료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치아 교정은 통상 장기간 치료가 이어지는 데다 치료 도중 의료기관을 옮길 경우 기존 치료 과정과 현재 치아 상태 등을 다시 확인해야 해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A씨에게 교정치료를 받아온 환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해당 치과는 진료를 정상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신규 환자도 계속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의 한 치과의사는 "교정치료 도중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치료 과정과 현재 상태를 다시 파악해야 한다"며 "일반 진료에 비해 전원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CBS 취재진은 A씨에게 사기 혐의에 대한 입장과 구속적부심 석방 이후 진료를 재개한 이유, 기존 교정환자들의 치료와 환불·전원 대책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