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 싣는 순서 |
| ①[단독]제주 도심 한복판서 버젓이…중국인들 성매매 알선 ②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도?…짙어지는 중국인 성매매 의혹 ③[단독]경찰 수사에도…적발 이후에도 성매매 영업 정황 ④[단독]제주 또다른 中 성매매 조직 정황…수사는 지지부진 ⑤[단독]中 성매매 조직에 속수무책…해외도주에 살해협박까지 ⑥중국인 성매매 조직…시민사회·정치권도 "엄정 수사" 촉구 ⑦제주도심 한복판서 성매매 알선…중국인 조직원 재판행 ⑧[단독]中 성매매 조직에 수사정보 유출 의혹…경찰대응 논란 ⑨[단독]中 성매매 총책 "경찰이 수사자료 직접 들려줘"…신고자 분통 (계속) |
CBS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중국 성매매 알선 조직에 경찰 수사정보인 녹음파일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선족 총책 A씨가 경찰로부터 녹음 내용을 직접 들었다고 인정했다. 녹음파일을 제출한 신고자 측은 경찰의 허술한 수사정보 관리로 살해협박까지 받았다며 분노하고 있지만 진상조사에 나선 경찰청은 한 달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총책 "경찰이 녹음파일 직접 들려줘"
지난 8월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중국에 체류 중인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관이 자신에게 문제의 녹음 내용을 직접 들려준 사실을 인정했다.앞서 A씨는 2024년 1월 25일 밤 제주시 연동 한 호텔에서 성매매 알선 혐의로 112 신고됐다. 당시 신고자는 A씨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경찰에 임의제출했는데 여기에는 A씨의 성매매 알선 정황이 담겼다. A씨는 신고 접수 약 14시간 뒤인 이튿날 해외로 출국했다.
이후 사건은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제주경찰청으로 이관됐다. 특히 A씨는 이관 다음 날인 2024년 2월 22일 제3자와의 통화에서 "서부경찰서에서도 저한테 전화와 문자가 왔고 녹음파일까지 보내왔어요. 저보고 들어보라는 거예요"라며 경찰로부터 녹음파일을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도 A씨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24년 1월 26일) 중국에 도착한 당일 경찰관으로부터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전화를 받았고, 통화 과정에서 당시 신고자가 제출한 녹음파일을 직접 들었다"며 "녹음파일을 듣고 '왜 이런 녹음파일이 있느냐'고 물었고, 경찰관은 '귀국해서 조사받을 때 얘기하자'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경찰관과의 친분은 없고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경찰관에게 이전에도 수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조사받으라고 하면 가서 조사받은 정도"라며 "여성들을 마사지사로 보냈을 뿐 성매매를 하라고 한 적도 없다. 여성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지난 7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녹음파일을 A씨에게 전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설령 그랬다면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술한 관리…결국 신고자 위협에 출석도 안해"
신고자가 소속된 불법의료감시단 측은 경찰의 허술한 수사정보 관리가 신고자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반발했다. 감시단 관계자는 "당시 신고자는 A씨 측으로부터 살해협박까지 받았다. 경찰이 수사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하면서 신고자 신원이 노출돼 위협 받은 것"이라고 토로했다.이어 "수사 대상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신고자가 제출한 녹음 내용을 들려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수사 대상자에게 신고 내용과 증거를 미리 알려준 셈이다. 수사를 받으라고 한 게 아니라 오히려 수사에 대비할 기회를 준 것 아니냐"고 격분했다.
수사 대상자에게 증거자료가 전달될 경우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고의가 아니더라도 수사의 중요 자료인 신고 녹취가 피의자에게 전달됐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결과적으로 대상자가 출석을 하지 않게 됐고 해당 정보가 신고자에 대한 협박에 활용됐다면 더욱 엄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8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관련 보도가 나온 지난 7월 31일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40일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청은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나경원 의원은 "수사 대상자에게 수사자료가 넘어갔다면 단순한 절차상 문제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정보 관리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경찰은 조사를 질질 끌 것이 아니라 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은 물론, 견제 없는 거대 권력이 된 경찰의 허술한 수사정보 관리체계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BS노컷뉴스는 현재까지 A씨 조직을 포함해 제주에서 활동한 중국인 성매매 알선 조직 3곳과 드림타워 카지노 내 중국인 성매매 알선 의혹을 잇달아 보도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가운데 경찰 수사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