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두 달여 만에 열린 시의회 정례회에서 행정통합을 넘어 성장의 혜택을 지역과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균형발전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원들은 8일 제3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과 함께 농수산업과 농어촌, 청년을 아우르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광과 교통망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영광 출신 김강헌 의원은 통합 이후 정책적 관심이 광주 중심의 첨단산업에 집중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전남과 광주의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며 "전남과 광주,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잘사는 균형발전의 틀을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 농수산업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격상하고 인공지능 농업과 스마트양식,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수산가공·수출을 연계한 미래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전남의 에너지와 수자원, 산업기반이 필요한 만큼 소재·부품·장비 협력회사를 전남에 배치해 산업적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 출신 강광석 의원은 '광주는 반도체, 전남은 기본소득'을 상생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강 의원은 광주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공급 과정에서 전남의 역할을 강조하며 2027년부터 전남광주 전체 군 지역의 읍·면에 농어촌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부 재정부담률을 80%로 높이고 농어촌기본소득 법률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도 요구했다.
강 의원은 "광주의 반도체와 전남의 농어촌기본소득을 동시 병행 추진해야 한다"며 통합특별시가 농어촌기본소득 전국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완도 출신 조인호 의원은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통합 전 전남도 기준 농축산업 예산이 전체 예산의 13.5%인 데 비해 해양수산 예산은 5%대에 불과하다며 고수온 대응 품종 개발과 스마트양식 기술 확산, 수산물 가공산업 육성 등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와 공공기관 복지시설, 군부대 급식과 전투식량 등 공공 소비시장 확대도 제안했다.
지역을 잇는 교통망도 균형발전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진도 출신 이현명 의원은 교통량과 경제성 위주의 도로 투자 기준에서 벗어나 교통 취약지역 주민의 이동권을 반영하는 광역도로망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통합특별시에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17곳에 달한다며 도로망을 응급환자의 골든타임과 농수산물 유통, 지역 격차 해소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 출신 양순봉 의원은 광주와 전남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연결하는 '통합관광'을 제안했다. 양 의원은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을 근거로 202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남 방문객의 79.2%, 광주 방문객의 82.9%가 당일 방문객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7개 시·군·구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고 공항과 고속철도, 철도·버스·관광택시를 주요 관광거점과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숙박·체험·예약·결제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관광정보체계와 통합 관광이용권 도입도 제안했다.
광주 북구 출신 박수민 의원은 통합특별시의 성장 전략을 청년의 삶과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광주·전남의 19~39세 청년 인구가 19만6793명, 21.9% 감소했다며 청년 문제를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닌 일자리와 주거, 부채 등 '삶의 경로'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과 산업 전환으로 청년층의 첫 일자리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기업 유치와 투자액 같은 양적 성과에 머물지 않고 지역 청년이 첫 일자리를 얻어 숙련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경력 사다리'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의원들의 발언은 분야는 달랐지만 행정구역을 하나로 합친 통합을 넘어 산업과 농어촌, 지역과 세대가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실질적인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