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100g이라더니 평균은 98g?…'표시량 장난' 막는다

계량법 26년만 대폭 개정…우유·과자 등에 '평균량 기준' 신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산업계량' 지원 근거 마련
10톤 이상 저울 등 검정 절차 유연화…상거래 저울 검사 민간위탁도

연합뉴스

우유와 과자처럼 용량이나 질량을 표시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개별 상품의 허용오차뿐 아니라 전체 상품의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과 같거나 커야 한다는 '평균량 기준'이 도입된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초정밀 측정이 필요한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산업계량' 체계도 새롭게 구축된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8일 산업계량 정책을 강화하고 법정계량기와 정량표시상품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의 '계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계량법이 2000년에 전면 개정된 이후 26년 만에 이뤄진 대폭적인 제도 정비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제조·공정·시험·품질관리 등 산업 현장에서 양의 값을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산업계량'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정부가 산업계량 활성화를 위해 교정기준을 개발·보급하고 기업의 측정관리시스템 구축과 측정기술 보급·교육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업종별 산업계량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산업계량지원센터'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항공·방산 등 초정밀 측정이 필요한 첨단산업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고가의 측정장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 측정기술과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접하는 정량표시상품 관리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우유나 과자 등 포장지에 용량·질량을 표시해 판매하는 상품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오차 기준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여러 상품의 평균 내용량이 표시된 양과 같거나 많아야 하는 '평균량 기준'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개별 상품 일부가 허용오차 범위 안에서 표시량보다 다소 적을 수는 있지만, 전체 상품의 평균 내용량까지 표시량보다 적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100g'으로 표시된 과자 가운데 일부가 허용오차 범위 안에서 100g에 못 미칠 수는 있어도, 검사한 제품 전체의 평균은 최소 100g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량표시상품 관련 규제를 위반한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를 공표할 수 있는 근거도 새롭게 마련됐다.

법정계량기 관리방식도 현실에 맞게 손질된다.

10톤 이상 비자동저울이나 눈새김 탱크처럼 기술적 특성이나 설치 환경 때문에 기존 '형식승인→검정→재검정' 절차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계량기는 일부 절차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 재검정을 교정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가정용·교육용 등 법정계량기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제품은 상거래용이나 증명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표시하도록 해 소비자가 법정계량기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고 있는 상거래용 저울의 2년 주기 정기검사는 앞으로 민간 전문기관 등에 위탁할 수 있게 된다. 지자체 계량검사공무원에 대한 교육훈련 근거도 마련했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이번 법 개정은 상거래 중심의 계량 제도를 첨단산업의 품질 신뢰성 지원으로까지 확장하고 변화된 산업·소비 환경에 맞게 계량제도 전반을 정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산업계량 기반을 강화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계량 신뢰를 높이는 데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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