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일상을 서로 기워낸다…서고운 '사랑은 하루도 사랑'

사라진 친구가 남긴 편지…송섬 신작 '멜볼딘 동물원'

문학동네 제공
2022년 단편 '숨은 그림 찾기'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한 서고운 작가가 4년 만에 내놓은 첫 소설집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현실에 밀착한 일상과 그 틈에 스며드는 환상적 사건을 함께 엮는다.

등단작 '숨은 그림 찾기'는 친구와 함께 사는 순지가 잠시 맡게 된 아이 지아를 통해 잃어버린 것과 함께 사는 삶의 감각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표제작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온 동생과 조카, 안정적인 일자리를 잃은 '나'의 시간을 따라간다. 각자의 불안과 상처를 안은 인물들은 쉽게 구원받지 못하지만, 서로의 곁에 머물며 하루를 건너간다.

수록작들은 친구, 자매, 연인, 가족, 동거인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돌봄과 상실, 기억의 문제를 다룬다. '위드걸스'는 유기견 입양을 둘러싼 연인의 관계와 현실의 경계를, '복숭아 심기'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을 귀신으로 보는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과 애도를 그린다.

서고운의 소설 속 인물들은 비정규직 노동, 경력 단절, 경제적 불안, 관계의 균열 같은 현실을 지나간다. 그러나 작품은 절망만을 남기지 않는다. 함께 산다는 일이 삶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지는 않더라도, 한 사람이 홀로 버티는 것보다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일이 조금 더 나은 방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고운 지음 | 문학동네


은행나무 제공

박지리문학상 수상 작가 송섬의 신작 소설 '멜볼딘 동물원'은 각자의 슬픔을 지닌 세 인물이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상처와 관계의 회복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고등학교 졸업 16년 만에 우연히 다시 만난 연서와 수진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두 사람은 어느 대학교 생활체육강좌에서 재회하고, 오래 비어 있던 시간을 메우듯 전국 곳곳을 함께 다닌다. 그러나 연서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10년 뒤 수진 앞에 연서의 딸 표은이 나타난다. 표은은 연서가 수진에게 남겼다는 편지를 들고 오고, 두 사람은 연서가 남긴 무언가를 찾기 위해 외국의 한 동물원으로 향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장소'가 놓여 있다. 멜볼딘여자고등학교와 폐장한 동물원, 낯선 도시와 다시 돌아가야 할 자리들이 인물들의 기억과 상실을 이끈다. 과거와 미래로 떠밀리는 마음을 붙잡고 지금 머무를 곳을 찾으려는 이들의 여정이다.

송섬 지음 |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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