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6·채권4' 자산공식 흔들…"금, 가상자산 나눠 담아라"

황진환 기자

주식과 채권 중심이던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영역이 원자재와 디지털자산 등으로 확대되면서 자산배분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식·ETF 관련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 간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이 떨어지면 채권이 방어해주는 것을 기대해 통상 주식과 채권을 6대4로 담아왔지만 요즘은 주식과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주식 60%·채권 40%에서 벗어나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함께 담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60%, 채권 30%, 금 등 대체자산 8%, 디지털자산 2%를 배분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디지털자산을 2% 편입했다. 대체자산 10%를 금과 비트코인으로 나눠 위험조정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금과 비트코인을 8대2로 구성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ETF를 활용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주식과 채권을 넘어 원자재와 대체자산 등으로 확대되면서 자산배분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TF로 투자할 수 있는 게 주식, 채권, 원자재, 대체자산에 모두 있다"며 자산군을 먼저 결정한 뒤 국가와 투자 스타일, 산업·테마 순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가는 방식을 제시했다.

ETF의 투자 영역이 확대되는 동시에 거래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나스닥이 올해 말부터 하루 23시간, 주 5일 거래를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 간 투자자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나스닥이 23시간 거래한다고 하면 코스피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나스닥 정규장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플랫폼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주식과 ETF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의 거래가 늘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주말에도 거래할 수 있어 지정학적 위험 등 휴장 중 발생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박 연구원은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 채권, 원자재, ETF를 거래해도 되지만 크립토 거래소에서도 거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의 플랫폼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키웠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영향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6~7월 일평균 약 15조원에 달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최근 일주일 기준 당시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짚었다. 그는 "쉽게 말하면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구조"라며 "최근에는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 이런 압력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당시와 같은 변동성 장세는 조금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관련 상품에서 대거 이탈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팔고 나간 것 같지는 않다"며 "변동성이 그때만큼 크지 않아 개인투자자들도 매매를 많이 하기보다는 반등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연구원은 이달 최선호 ETF로 다우존스고배당(SCHD.US)을 제시했다. 미국 배당주는 에너지·헬스케어·필수소비재 비중이 높아 지정학적 위험과 시장 변동성이 커진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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